실제로 기원전 15세기 무렵 티레지방에서는 보랏빛 염료를 조개에서 채취했다. 소라만큼 큰 이 조개는 핏속이나 목 아래 주머니 속에 독특한 체액을 지니고 있다.이 체액은 공기나 햇빛을 쐬면 연노랑→연초록→파랑→빨강→보랏빛으로 바뀐다.
보랏빛 이야기를 하다보면 포도의 진보랏빛이 떠오른다. 경북이 낳은 시인 이육사(李陸史)의 `청포도’ 또한 한번 읊조리지 않을 수 없다.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영천 마라톤 연합회 회원들은 포도를 형상화한 러닝셔츠를 입고 각종 대회에 참여한다. <본보 29일자 7면> 영천 포도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 노릇을 자청해 지금까지 70여 대회에 이 셔츠를 입고 참가했다.요즘은 고장 특산물을 알리는 러닝 셔츠도 입고 뛴다.셔츠에 새겨진 `별빛촌’은 영천 농산물의 공동 브랜드다.
이육사가 내 고장 청포도를 사랑했듯,내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고장 특산물 홍보에 시민들까지 나섰으니 이야말로 `전방위 마켓팅’인 셈이다. 전세계를 통틀어 포도는 자연산과 인공산을 합쳐 8000종이나 된다고 한다.이 대열에서 `티레의 보랏빛’만큼 이름을 인정받으려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영천 마라토너들의 굵은 땀방울 속에 `별빛촌’사랑이 익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