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도 사랑이야기 였잖아요. 같은 소재를 달리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의 `성장’을 어떻게 보여 드릴지 고민했습니다.”(루나)
지난달 29일 2집 `핑크 테이프(Pink Tape)’를 발표한 걸그룹 에프엑스는 음원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 사이트를 평정하는 쾌거를 이뤘다.
8개 주요 음원 사이트 정상을 휩쓴 2집 타이틀곡 `첫사랑니(Rum Pum Pum Pum)’뿐만 아니라 수록곡 `미행(그림자:Shadow)’, `굿바이 서머(Goodbye Summer)’ 등을 10위권 안에 올리며 일명 `차트 줄세우기’를 선보였다.
최근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 대기실에서 만난 에프엑스는 “`대중이 우리를 잊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도 했는데, 많은 분이 기다려주셔서 음원 차트 1위를 한 것 같다”며 “너무나 무대에 서고 싶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2집 발매 음원 공개와 동시에 각종 온라인 차트 평정
`핑크 테이프’는 에프엑스가 지난해 6월 `일렉트릭 쇼크’ 이후 1년 1개월 만에 선보인 새 앨범.
뭐라 한 마디로 `콕’ 집어 설명하기 어려운 그룹 이름처럼, 이들은 지난 4년 동안 기존 걸그룹과는 차별화되는 음악 색깔로 팀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아직 모르는 세상을 내게 열어줘요’라고 외친 첫 번째 싱글 `추(CHU)~♡’, `독창적 별명 짓기, 예를 들면 꿍디꿍디’라는 난해한 가사로 무장한 첫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누 예삐오(NU ABO)’ 등 에프엑스의 노래는 팬뿐만 아니라 아이돌에 인색한 음악 평론가들도 매료시켰다.
지난 4년간 기존 걸그룹과 차별화된 팀 정체성 구축
“저희 색깔을 개성 있게 살리고 싶어 특히 가사에 집중했기 때문에 독특한 포인트가 많죠. `개성이 강하다’ 혹은 `이해하기 어렵다’ 등 많은 말씀을 해 주세요.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저희의 `방향’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루나)
난해한 콘셉트와 노래에 함몰돼 자칫 팀의 방향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
`핑크 테이프’라는 음반 명에 맞춰 분홍색 비디오테이프 모양으로 나온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앨범 속지에는 `뿌연’ 잔상 같은 이미지만 가득할 뿐, 멤버들의 얼굴이 또렷하게 드러난 사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타이틀곡 `첫사랑니’
첫사랑의 아픈 추억 사랑니에 빗댄 가사 재미나 팝·복고 등 여러 장르 섞여
독특한 음악색깔 팬뿐 아니라 평론가도 매료
“`첫사랑니’는 첫사랑을 `사랑니’에 비유해서 재미있게 표현한 곡이에요. 팝스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고, 복고풍의 느낌도 나는 등 여러 장르가 섞였죠. 우리의 성장을 어떻게 보여 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제는 좀 더 여성스러움을 선보여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루나)
`성장’에 방점을 찍고 이전과는 다른 `여성스러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에 멤버 엠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팀에서 늘 중성적인 콘셉트로 짧은 머리에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그는 최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학창 시절 남자 같다고 놀림 받아 운 적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저는 매 순간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예요. 물론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먼 훗날 결혼할 때 이런 콘셉트로 나오지는 않을 거잖아요. 하하”(엠버)
“우리 잊었으면 어쩌나 걱정 많은 분 기다려줘서 감사”
그는 `여성스러운 콘셉트도 욕심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첫사랑니’는 첫사랑의 아픈 추억을 사랑니에 빗댄 가사가 재미있는 곡이다. `아야 머리가 아플 걸, 잠도 오지 않을 걸, 넌 쉽게 날 잊지 못할걸’ 하는 식이다.
에프엑스 멤버들은 아직 20대 초반. 막내인 크리스탈과 설리는 아직 열아홉 살이다. 사랑니를 빼 본 경험이 있을까.
“엠버 언니는 빼 봤고요, 저는 지금 나고 있어요. `벽을 뚫고 자라난다’는 가사처럼 절반쯤 잇몸을 뚫고 나와서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피곤하면 아파요. 그만큼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아팠다가, 안 아팠다가 하는’ 다양한 경험이 아닐까요?”(설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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