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윤여준. 그 이름을 두 번 다시 쓸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승적(僧籍)도 없는 중 법륜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앞세워 대학교수였던 안철수씨를 부추겨 대선에 출마하게 만들었고, 대선 때는 안씨와 결별하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달려갔지만 문 후보의 낙선으로 윤씨는 정치판을 떠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다시 그 이름을 써야 할 상황이 왔다. “안 원장에 대한 기대도 없고 (그가 대선에) 나가든 말든 내 관심사가 아니다”며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그가 느닷없이 “안철수가 변했다”며 안철수 의원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윤 전 환경부 장관은 안 의원이 대선 개표도 보지 않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 80일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자 “팔로 알토는 스티브 잡스 같은 부자들이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다”며 “기후도 좋고 풍광도 좋은 데서 산책하면 국내에서 `멘붕’에 빠져 마음을 앓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졌을까”라고 비판한 장본인이다. 또 “의사출신이니까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한다든지, 캄보디아에서 우물을 파는 일을 한다든지 했으면 지지자들이 더 좋아했을 것”이라고 안씨를 몰아세웠던 윤여준이다.
그는 안씨가 80여 일 만에 귀국한 뒤에도 “모호한 말을 하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며 “기자들이 한국정치에 관한 질문 했을 때 애매하게 대답했다. 국민들도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감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안씨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로 노원병을 선택한 데에 대해서도 “노회찬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해명하고 설명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안철수 곁에 있던 멘토들은 모두 떠났다. 법륜이 그랬고, 윤여준, 김종인 전 복지부장관이 떠났다. 그를 돕던 김성식, 박선숙 전 의원도 떠났다. 대선 이후 새로 멘토로 모신 최장집 고대 명예교수도 떠났다. 그의 곁을 지킨 인물은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뿐이다. 김 전 의원은 “천안함 침몰에 관한 양심선언이 쏟아질 것”이라고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한, 천안함 유족들에 의해 `천안함 역적’으로 꼽힌 인물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출신이다. 기자생활을 중도에 접고 해외공보관으로 근무하다 5공 때 채문식 국회의원 공보관으로 정치권에 진입했다. 그러다 김영삼 정권에서 환경부장관을 지냈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특보를 맡았다. 이회창 총재가 대선에서 실패하자 박근혜 대표의 정치참모로 활동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는 정계에서 은퇴하다시피 했다. 이 대통령과 인연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나타난 곳이 안철수를 앞세운 `청춘콘서트’다. 법륜과 함께였고, 김종인 전 장관도 곁에 나타났다. 그러나 윤씨는 안철수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안씨와 결별했다. 윤여준=안철수 멘토로 알려지자 “정치 철새를 멘토로 둔 안철수가 무슨 새정치냐”는 비난이 쏟아지자 안씨가 “윤씨같은 멘토는 300명쯤된다”고 윤씨를 개그우먼 김미화와 개그맨 김제동 수준으로 깎아 내렸기 때문이다.
윤여준씨를 다시 멘토로 영입한 안철수 의원과 윤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안 의원과 다시 손잡은 윤씨의 모습이 엽기적이라는 여론이 다수다. 과연 안 의원은 윤씨를 다시 불러들여 `새정치’의 엔진이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믿고 있을까?
안 의원이 윤씨를 멘토로 영입하든 말든, 윤 씨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안 의원에게 달려갔든 말든 그들 자유다. 그러나 안 의원과 윤씨도 가족이 있을 것이다. 가족들은 이 같은 두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볼까? 두 사람의 가족들이 두 사람의 행동에서 무엇을 배울까? 두 사람의 가족들이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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