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갈팡질팡 - 오락가락 - 우왕좌왕. 모두가 줏대 없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이리저리 쏠리며 헤매는 꼬락서니를 떠올리게 하는 말들이다. 이를 한자로 쓰면 좌고우면 (左顧右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말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좌우고면이라고도 한다. 어느 쪽이건 `팔려가는 당나귀’의 주인과 아들처럼 후줄근해진 모습이 떠오른다.
윤호영의 `대화의 원시림’을 보면 갈팡질팡 인생의 사례가 나오는 대목이 있다. 〔 점잖게 연세가 몇이냐고 묻는다. “1948년생 입니다.” 육갑을 짚어가며 나이를 풀라는 것인지 이런 대답이 질색이다. “연도를 알자는 게 아니고 나이 말입니다!” “스물두살입니다.” 나는 22로 기입한다. 그러나 곧 반문이 나온다. “아니 만으로 말입니까?” “요새 만으로 나이를 말하지 뭘로 댑니까?” “만으론 21세 입니다.” 다시 21세로 고쳐 적는다. 이 친구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재차 이의신청이다. “호적나이는 20세인데요.” 도대체 어쩌란 것일까?〕
무엇보다도 포항 시장 후보자 공천을 둘러싼 방황은 눈뜨고 보기 어려운 코미디 같다. 여성우선 추천이라더니, 반대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니 손바닥을 뒤집었다. 포항시는 당초 계획에서 배제한다고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겠다는 소리다. 공천관리위원회의 말 다르고, 최고위원회의 말이 서로 다르다. 이 바람에 선거에 나설 당사자들은 `당나귀 귀’가 될 지경이다. 딱할 손! 이랬다 저랬다 무게 중심 못잡는 새누리당이여! 차라리 부지깽이를 뽑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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