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대구·경북의 새 단체장 취임식이 크게 달라질 흐름을 보이고 있다. 취임식을 숫제 생략하거나, 갖더라도 매우 검소하게 치르겠다는 자세라고 한다. 민선 6기의 출범을 열흘 남짓 앞둔 시점에 들리는 바람직한 소식이어서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취임하는 당선자 본인으로서야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란듯이 떠들썩한 취임식을 갖고 싶겠지만 이를 곱게 보는 사회분위기가 아니어서다.
무엇보다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는 아직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귀중한 가족을 졸지에 잃어버린 유가족의 아픈 가슴 속을 헤아리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자리 잡고 있다. 하물며 선출직 당선자들이야말로 애도 분위기를 그르치는 행위를 앞장서서 막아야 할 사람들이다. 게다가 계속되는 불경기에 지친 유권자들 앞에서 `취임 잔치’를 벌인다면 엇박자가 따로 없다 하겠다. 당사자들이 이를 잘 인식하고 스스로 몸가짐을 낮추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두 광역단체장 뿐만이 아니다. 포항·안동·영천시장 당선자를 비롯한 새 당선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취임식을 거르거나 간소하게 치를 생각이라고 한다. 남유진 구미시장 같은 이는 환경미화원들과 시가지 청소로 첫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민생투어로 단체장 업무의 첫걸음을 떼겠다는 당선자들도 상당수다. 떠들썩한 취임식을 계획했던 사람도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새 당선자들의 이 같은 마음가짐은 임기말까지 계속돼야 한다.
지역 주민의 관심거리는 단체장의 호화판 취임식이 아니다. 새 단체장이 펼쳐보이는 지역발전 밑그림이 어떤 것이냐에 더 큰 관심이 쏠려있다. 전임자가 마침표를 찍지 못한 사업은 서둘러 마무리지어 주민생활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전임자의 치적용이라는 한마디로 막바지 단계에 이른 사업을 뒤엎어버려 혈세를 낭비하는 짓은 더욱 하지 말아야 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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