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 버스
  • 김용언
두메 버스
  • 김용언
  • 승인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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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두메’는 깊은 산골 지방이다. 해안이나 도회지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별천지 같게만 느껴지기도 하는 곳이다. 속되게 말하면 `깡촌’이다. 이를 한자어로 오지(奧地) 또는 벽지(僻地)라고 하면 좀 다른 맛이 날까?  오(奧)는  아랫목을 뜻한다. 중국 가옥에서 서남쪽 구석 가장 깊숙한 곳이다. 벽(僻)은 `후미질 벽’이다. 물러난 사람이 궁벽한 산골에 묻혀 지내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 산골이라면 마당에 멍석 펴고 누워 `별 하나 나 하나’를 헤어봄직도 하고 개똥벌레를 잡아보겠답시고 여름밤 늦도록 뛰어다녀 보고도 싶은 마음이 들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서정범의 `미리내’에 이런 시골의 정서가 배어나오는 대목이 있다. “열일곱 살 땐가 여름방학에 친구를 따라 두메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모닥불 피워 놓고 멍석을 깔고 둘러앉아  피우는 이야기꽃도 재미있었지만 모닥불에 묻어 놓은 옥수수와 감자를 꺼내 먹는 맛도 구수하였다.”

 경북도내에는 `교통 오지’가 너무나 많다. 2년 전인가? 당시 박승호 포항시장이 버스가 처음 들어가는 마을에 첫발을 내디디어 주민들로부터 꽃다발과 박수를 받던 일이 생각난다. 포항뿐만이 아니다. 의성·성주·예천·울진군이 오지마을에 교통편의를 제공하려는 모양이다. 농촌형 `행복택시’나  25인승 버스를 운행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마을이 생긴 이래 `자동차 바퀴’가 굴러들어오는 경사를 난생 처음  맛보게 될 주민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것만 같다. 요금도 일부만 부담하면 된다니 글자 그대로 교통복지의 수혜자가 되는 셈이다.
 지자체의 지원이라고 모두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포항의 신안여객이 그 좋은 사례다. 임원 몇이 억대 연봉을 챙기는가 하면 광고수익금 누락 의혹을 사고 있어 하는 소리다. 지자체가 임원 몇 사람 배 채우라고 혈세를 지원하겠는가. 두메 주민들의 환호하는 모습이 겹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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