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 장군 음주추태’- 진실이 궁금하다
  • 한동윤
`4성 장군 음주추태’- 진실이 궁금하다
  • 한동윤
  • 승인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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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대장 옷벗기는 데 걸린 시간 3개월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 중 신현돈 제1군사령관이 위수지역을 벗어나고, 음주 추태를 부리는 등 고위 지휘관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는 폭로기사가 언론을 도배했다. 신 사령관이 충북 청주 모교에서 안보강연을 한 뒤 고향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만취한 신 사령관이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흐느적거리자 수행원들이 사령관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민간인들의 화장실 출입을 제지하다가 항의를 받아 꼬리를 잡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는 대통령이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이어서 군에 특별경계태세가 내려진 상태였다.
 신 사령관은 음주 추태 사실이 확산되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고, 국방부는 신 사령관을 전역 조치했다. 신 사령관은 육사 35기로 계급은 대장이다. `별 4개’ 4성 장군의 목이 하루 아침에 날아간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신 대장의 음주 추태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사실이다. 신 대장이 전역한 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다니면서 “국방부가 신 대장의 음주 추태를 과장해 강제 전역시켰다”는 비난이 일자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당시 수행원이 과도한 경호를 했으나 화장실 이용객과의 신체적 접촉이나 실랑이는 없었다”고 신 대장의 명예를 일부 회복시켜준 것이다. 김 대변인은 “복장이 흐트러진 모습을 노출했으나 추태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 언급은 지난 9월 2일 국방부가 밝힌 “신 전 사령관이 6월 19일 모교 방문 안보 강연을 한 뒤 저녁 시간에 반주를 곁들이다 품위 위반 행위가 있었다”는 설명을 뒤집은 것이다.

 더 웃기는 것은 한민구 국방장관의 “결론적으로 추태는 있었다”는 발언이다.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다시 한번 뒤집은 것이다. 그것도 기자실을 직접 찾아와 한 발언이다. “(민간인과의) 실랑이는 없었지만 술에 취해 복장이 흐트러진 채 이동했고, 수행원들이 민간 이용객들의 화장실 사용을 통제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대기 태세가 요구되는 기간 신 전 사령관이 근무지를 떠나 과도한 음주를 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면서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추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전역 안 시킬 사람을 전역시킨 건 해당 안 되는 소리”라고도 했다.
 현역 육군대장이, 그것도 야전군 사령관이 군에 특별경계태세가 내려진 가운데 위수지역을 벗어나 음주 추태를 부렸다면 당연히 옷을 벗어야 한다. 그것도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이라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4성장군의 옷을 벗기면서 사실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4성 장군’이 땅에서 솟아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일부에서는 신 대장의 추태 사실이 보도되자 청와대의 질책이 있었고, 국방부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서둘러 조치했다는 것이다.
 당시 권오성 당시 육군참모총장은 신 대장의 추태가 벌어진 9일 뒤인 6월 28일, 이 사건을 김관진(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당시 장관에게 보고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보고 받았으며, 취임 이후인 7월 중순과 8월 중순 두 차례에 걸쳐 신 전 사령관을 만나 “조심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비공개 경고로 사실상 사건을 종결하고 외부 공개는 일절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8월 말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이 이 사건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일부 언론도 취재에 나서자 국방부는 뒤늦게 이 사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전역 조치하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방부는 9월 2일 “신 사령관이 책임을 느끼고 자진 전역을 신청, 전역 조치됐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신 전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며 `복장은 정상 착용했다’, `과음은 없었다’, `대비 태세 기간이지만 상급부대 보고 및 승인 후 출타했다’고 주장했다. 육군대장의 음주 추태도 한심하지만 그 일을 처리한 국방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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