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 협상능력 한계 보인 새누리당 유승민
  • 한동윤
대야 협상능력 한계 보인 새누리당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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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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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아트센터 놔두고 광주문화전당만 지원?

▲ 한동윤 주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광주광역시를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내용의 법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17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2026년까지 아시아문화전당 △ 건립과 운영 △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 예술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 문화교류도시 역량 강화 등에 모두 5조2912억원이 투입된다. 국비만 2조7679억원이다. 작년까지 정부가 투입한 예산은 9000억원 가량이다.
 이 정도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됐어야 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작년에 불쑥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국가소속기관화 하고, 국가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개정안이 ‘광주법’이라며 반대했다.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 같은 기구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데 유독 광주만 ‘국립’으로 하고 국가재정을 지원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은 새정연의 거센 압박으로 작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를 통과했다. “아시아문화원이나 관련 법인 또는 단체에 매년 인건비, 경상적경비, 시설운영·확충비, 콘텐츠개발 및 사업비 등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여야 한다”고 국가 지원 의무를 못박았다. 문화체육부는 개정안대로 아시아문화전당을 운영할 경우 인원 전체를 공무원으로 채용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방만한 조직운영 등 인력 낭비와 예산 낭비가 불 보듯 뻔하다며 반대했지만 새정연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새정연은 아시아문화전당을 법인화하면 ‘텅 빈 예술의전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3일 본회의에 앞서 소집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아시아문화전당’을 둘러싸고 고성이 터져 나오고 관련법을 합의해준 유승민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비난이 쏟아졌다. “특정 지역 특혜”, “원내대표단의 협상 실패”라는 것이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 결과를 보고하던 중 권성동 의원은 “특정 지역에 해당하는 법안 통과 여부를 왜 여야 합의에 넣었느냐”고 따졌다. 비공개 의총에선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이 통과되면 부산 국제아트센터, 강릉 올림픽아트센터 등 타 지역도 같은 것을 요구할 것”(강석훈 의원), “1년 800억원을 지원하자는데, 국가 재정이 파탄 난다”(안홍준 의원)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오직 전남 순천-곡성 출신의 이정현 의원만 “다른 지역에 어마어마한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동안 호남에는 어떤 일자리가 생겼느냐”며 “호남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을 뿐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은 우여곡절 끝에 3일 본회의에서 찬성 123명, 반대 16명, 기권 22명으로 가결됐다. 논란이 된 아시아문화전당 국가 운영기간은 5년으로 하되 5년 후 국가가 운영 성과를 평가한 뒤 법인 등에 위탁하도록 했다. 경비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돼 있던 문구를 ‘지원한다’로 표현을 강화했다. 국고지원 의무를 강제한 것이다.
 ‘광주법’으로 불리던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앞으로 “부산 국제아트센터, 강릉 올림픽아트센터 등 타 지역도 같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강석훈 의원의 지적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1년 800억원을 지원하자면 국가 재정이 파탄 난다”는 안홍준 의원 걱정이 눈앞에 닥칠 수 있다.
 문제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대야 협상능력이다. 새정연은 박근혜 대통령이 “불어터진 국수”라는 말까지 써가며 경제살리기 법안의 국회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연은 경제법안을 움켜쥐고 협조에 인색하다. 그런데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에만 특별히 국고를 지원하는 법만 통과시키는 선심을 베푼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대야 협상력의 한계다.
 유 원내대표는 얼마 전 느닷없이 ‘저가 담배’를 만들어 노인들에게 공급하겠다는 황당한 발상을 내놨다가 여론의 포화(砲火)를 받고 고개를 숙였다. 대신 청와대와 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도 비판하고 이병기 비서실장 인선도 비난했다. 유 원내대표는 앞으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과 관련한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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