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적 자국문학서 벗어나 다른 나라 입장 詩로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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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적 자국문학서 벗어나 다른 나라 입장 詩로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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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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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시인 15명 참여 최초 국제동인 ‘몬순’ 결성… 첫 시집 위안부 할머니·헤이트 스피치 소재 詩 ‘눈길’

 

몬순
동아시아 시인 국제동인 몬순 지음
문예중앙 l 180쪽 l 1만원

 한국·중국·일본 시인 15명이 국제동인 ‘몬순(MONSOON)’을 결성하고 첫 번째 시문집 ‘몬순’을 냈다.
 한국에선 고형렬·김기택·나희덕·심보선·진은영 시인이, 중국은 린망·양커·진샤오징·쑤리밍·선웨이 시인이, 일본은 시바타 산키치·스즈키 히사오·나무라요시아키·사소 겐이치·나카무라 준 시인이 참여했다. 동아시아에서 시인 국제동인이 결성된 건 ‘몬순’이 처음이다.
 작가들이 각각 2~5편씩 써낸 신작시와 산문을 한 권으로 모은 뒤 각국 언어로 번역해 3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시 동인은 고형렬 시인의 주도로 결성됐다. 2000년 잡지 ‘시평’을 창간해 2013년까지 300여 명의 아시아 시인을 국내에 소개한 그는 그동안 쌓은 추억과 인맥을 동원해 각국 작가를 모았다.

 고 시인은 “동북아 역사가 오래 각축하고 갈등했지만 언어를 다루는 시인들이 모여서 새 비전을 내다보고, 민족주의적인 자국 문학 안에 있기보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도 서로를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집에는 일본 시인 나카무라 준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일본인의 한국·조선인을 겨냥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소재로 쓴 시도 실렸다.
 “다음 방한 때는 / 꼭 할머니들을 안아드리려 합니다. / 당신을 안는 대신으로 // 어머니 / 당신도 아직 / 누군가가 사죄를 해주기 바라는 것뿐이 아니겠는가, 하고“(나카무라 준 ‘어머니께’ 일부)
 외할아버지가 한국 경주 출신이라는 나카무라 시인은 이 시 뒤에 붙인 글에서 “중국·한국·일본 서로 간에 자국의 술이나 요리를 맛보며, 시를 얘기하는 시대가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친구의 나라에 헤이트 스피치가 아닌 시를 보낸다”고 말했다.
 고 시인은 “대부분 동인지는 젊은 작가들이 한 때 활동하다 사라지지만 ‘몬순’은 4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인을 모았다”며 “특히 일본에서는 사회 참여적인 시인과 한국을 잘 아는 시인이 많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몬순’은 앞으로 1년에 한 번씩 시문집을 낼 계획이며 동인 참여 국가도 몽골과 동남아시아, 인도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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