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시인 15명 참여 최초 국제동인 ‘몬순’ 결성… 첫 시집 위안부 할머니·헤이트 스피치 소재 詩 ‘눈길’
몬순
동아시아 시인 국제동인 몬순 지음
문예중앙 l 180쪽 l 1만원
한국·중국·일본 시인 15명이 국제동인 ‘몬순(MONSOON)’을 결성하고 첫 번째 시문집 ‘몬순’을 냈다.
한국에선 고형렬·김기택·나희덕·심보선·진은영 시인이, 중국은 린망·양커·진샤오징·쑤리밍·선웨이 시인이, 일본은 시바타 산키치·스즈키 히사오·나무라요시아키·사소 겐이치·나카무라 준 시인이 참여했다. 동아시아에서 시인 국제동인이 결성된 건 ‘몬순’이 처음이다.
작가들이 각각 2~5편씩 써낸 신작시와 산문을 한 권으로 모은 뒤 각국 언어로 번역해 3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시 동인은 고형렬 시인의 주도로 결성됐다. 2000년 잡지 ‘시평’을 창간해 2013년까지 300여 명의 아시아 시인을 국내에 소개한 그는 그동안 쌓은 추억과 인맥을 동원해 각국 작가를 모았다.
시집에는 일본 시인 나카무라 준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일본인의 한국·조선인을 겨냥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소재로 쓴 시도 실렸다.
“다음 방한 때는 / 꼭 할머니들을 안아드리려 합니다. / 당신을 안는 대신으로 // 어머니 / 당신도 아직 / 누군가가 사죄를 해주기 바라는 것뿐이 아니겠는가, 하고“(나카무라 준 ‘어머니께’ 일부)
외할아버지가 한국 경주 출신이라는 나카무라 시인은 이 시 뒤에 붙인 글에서 “중국·한국·일본 서로 간에 자국의 술이나 요리를 맛보며, 시를 얘기하는 시대가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친구의 나라에 헤이트 스피치가 아닌 시를 보낸다”고 말했다.
고 시인은 “대부분 동인지는 젊은 작가들이 한 때 활동하다 사라지지만 ‘몬순’은 4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인을 모았다”며 “특히 일본에서는 사회 참여적인 시인과 한국을 잘 아는 시인이 많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몬순’은 앞으로 1년에 한 번씩 시문집을 낼 계획이며 동인 참여 국가도 몽골과 동남아시아, 인도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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