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화해자’ 로베르 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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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화해자’ 로베르 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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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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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준 한동대 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 교수
[경북도민일보] 올해는 로베르 쉬망(Robert Schuman, 1886-1963)이 제 2차 세계 대전 직후 1950년에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유럽 연합의 비전을 선언한 지 65년이 되는 해이다. 그 후 유럽은 계속해서 그의 비전을 실현하여 오늘의 유럽 연합으로 발전해 왔다.
 쉬망은 원래 룩셈부르크 태생이지만 나중에 프랑스 정치가로 활동했다. 그는 기독민주당 및 유럽 연합의 창시자 중 가장 대표적인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특별히 양차 세계 대전 후,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다른 유럽 나라들이 화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더이다.
 쉬망은 다양한 문화를 접했던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는 로렌 주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였으나 나중에 이 지역이 독일제국의 영토로 편입되면서 독일 시민권자가 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룩셈부르크에서 태어났으나 결혼을 통해 독일 시민권자가 되었다. 로베르도 룩셈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혈통주의 원칙에 따라 독일인이 되었다가 1919년 알자스 로렌 지역이 다시 프랑스령이 되면서 국적이 프랑스로 바뀌어졌다. 그의 모국어는 룩셈부르크어였지만 학교에서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배웠다. 이후 독일의 여러 대학에서 신학, 철학, 법 등을 공부하여 법학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가 마차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자 쉬망은 수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독신으로 살면서 변호사가 되었지만 제 1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건강상 병역에서 면제받아 대신 사회 봉사를 했다.
 1차 대전 후 알자스 로렌 지방이 프랑스령으로 돌아오면서 그는 프랑스 정치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1919년에 국회 의원이 되었고 나중에는 국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전쟁이 로렌 지역의 석탄업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2차 대전 중에는 독일 나찌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참여하다 게슈타포에 체포되었으나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전후에 그는 프랑스의 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국무 총리직도 2번이나 수행하면서 공산당과 드골주의에 정면 배치되는 정책을 주장했다. 그 후 외무 장관이 되면서 전후 유럽이 상호 미움과 불신을 제거하고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미래의 비전으로 1950년 5월 9일,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라는 원칙하에 초국가적 민주공동체를 유럽에서 구성할 것을 제안하는 소위 ‘쉬망 선언(Schuman Declaration)’을 발표하게 된다.
 이 선언을 기초로 유럽 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유럽 공동체의 기존 회원국들은 인권과 기본적 자유권의 원칙에 따라 쉬망의 발언에 동의했다.
 프랑스 정부도 쉬망의 선언에 동의하여 콘라드 아데나워가 수상으로 재직하던 서독을 비롯해 모든 유럽국가들의 석탄철강업계가 동참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1951년 파리 회의 이후 유럽 석탄-철강 공동체(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 ECSC)가 출범하게 된다. 그 후 유럽은 양차 세계 대전 이후 역사에 유래가 없는 65년간의 평화를 지속적으로 누리고 있다.
 쉬망은 기독교 민주당원이었고 독립적이며 행동적인 정치 사상가였다. 나아가 그는 유럽 연합뿐만 아니라 유럽각료회의(Council of Europe) 그리고 북대서양 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를 창설하는 주역이 된다. 또한 그 후에 그는 유럽 의회의 초대 회장이 되어 ‘유럽의 아버지(Father of Europe)’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최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던 남북한과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의 군사적 대립 및 갈등을 보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도 쉬망과 같은 화해자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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