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따르더라도 가계부채 철저히 관리해야
  • 연합뉴스
고통 따르더라도 가계부채 철저히 관리해야
  • 연합뉴스
  • 승인 2015.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까지 일컬어지는 가계부채의 관리대책이 나왔다.
 전국은행연합회가 14일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은행이 가계에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담보보다는 상환능력, 즉 소득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고 상환방법도 거치기간을 두지 않고 처음부터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신규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는상승가능금리(stress rate)를 적용해 대출한도 산정에 활용하며 주택담보대출 이외에 신용대출 등 다른 부채까지 대출심사에 활용한다는 방침도 담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정책 당국이 마련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의 후속조치로, 실제 은행권이 현장에서 참고하는 업무지침서 성격이다.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거치기간 없이 곧바로 원리금 상환을 해야 하는 데 따른초기 자금 부담, 상승 가능금리 적용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으로 인한 대출한도 조정 등으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고 주택매입 수요도 감소해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아파트가 많게는 1억 원 이상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여 적절한 제동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이 일반적인 예상대로 이달 안에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시기가 문제일 뿐 국내 금리도 오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능력 이상의 빚을 내 주택을 구입한 가계는 빚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담보로 잡힌 주택이 시장에 대거 쏟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있다. 이런 점에서 일찌감치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어야 할 정부와 은행권이 이제 와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오히려 한 박자 늦은 느낌마저 없지 않다.
 최근 1, 2년간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부동산 경기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활황의 이면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9월 말 현재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합한 전체 가계신용 잔액은 1166조원으로 6월 말에 비해 34조5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 전체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가계는 물론 국가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빚으로 차려진 잔치판을 수습할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만큼 더 큰 고통이 따르게 된다. 그나마 대비할 여유가 있고 수단이 있을 때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당초 내년 1월부터로 예정된 이번 가이드라인 적용 시기가 수도권은 내년 2월, 비수도권은 5월부터로 연기된 것은 우려할 만하다.
 또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원칙과 소득 증빙, 상승가능 금리 적용 등 가이드라인의 핵심 조항에 광범위한 예외를 둔 점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선을 긋고 나선 점을 보면 정부 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부채 조정 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을 의식해 미적대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