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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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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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이철우

 산불이 지난 자리
 봄 오고 비 내리더니
 검은 재 비집고 태초처럼
 생명이 움튼다
 
 잊기로 한다
 불꽃 같은 맹세를 저버린 사랑과
 애먼 날들의 서러운 기억들을

 최후로 나를 용서하기로 한다
 
 재가 된 땅이 다시 기름진 옥토가 된다
 
 남은 한 덤불 애련마저 살라버리면
 잿가루 날리는 무한한 여백 펼쳐지리니
 미련토록 눈물 적시면
 꽃피리 꽃피리
 다시 파아란 새날 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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