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女 역도선수, 꿈·사랑 들어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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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女 역도선수, 꿈·사랑 들어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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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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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역도요정 김복주’ 주연배우 이성경 호연·활력있는 대본에 마니아 형성
▲ MBC 수목드라마‘역도요정 김복주’ 한 장면.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사점(死點)을 겪는다. 호흡 곤란이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이 지점만 지나면, 몸은 서서히 안정을 찾는다.
 “속이 바짝바짝 타고 죽을 것 같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견딜 만 하다는 건 청춘도 마찬가지”라고 ‘역도요정 김복주’는 우리에게 말한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21살 여자 역도선수의 꿈과 사랑을 그린 MBC TV 드라마다.
 한류스타와 유명 작가가 뭉친 대작에 밀려 시청률은 현저히 낮지만, 상큼한 오렌지 같은 이 청춘극을 응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김복주
 “사람들은 묻는다. ‘너는 왜 역도를 하니?’ 열 살 때 아버지를 따라간 역도장에서 처음 맡아본 바벨의 비릿한 쇠 냄새가 난 좋았다. 그때 생각했다. 나도 역도를 해야지.”
 지금은 닭을 튀기는 아버지가 못 이룬 올림픽 금메달이 한얼체대 역도부 김복주(이성경 분)의 당면 과제다.
 운동밖에 몰랐던 이 천하장사 소녀는 우연히 만난 비만 클리닉 의사에게 홀딱 반하고 만다. 초등학교 동창인 수영선수 정준형(남주혁)은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김복주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중이다.
 아무렇게나 자른 듯한 단발 아래 홍조 띤 얼굴, 괄괄한 목소리로 등장한 이성경은 씩씩하고 사랑스럽다.
 모델 출신으로 가녀린 체구의 이성경과 역도선수가 과연 어울릴지 제작발표회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이 무색하다.
 첫사랑에 들이댄답시고 ‘메시 좋아하세요?’라고 엉뚱한 질문을 날리는 이성경의 모습에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송시호(경수진)와 화끈하게 한 판 붙는 모습도 여느 드라마 여주인공에게서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꽥꽥 소리를 질러대는 연기는 과한 느낌이 있지만, 밉살스럽지는 않다.
 
 △ 청춘기 희로애락 활력 있게 그려내

 김복주와 정준형의 달큰한 사랑에만 집중했다면 ‘역도요정 김복주’는 그저 그런드라마가 됐을 것이다.
 양희승 작가는 청춘기의 희로애락을 활력 있게 그려낸다.
 지난해 우리를 홀렸던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작가답게, 슬픔도 너무 무겁지 않게 건드리는 것이 그의 장기다.
 첫사랑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첼로 전공자라고 속인 채 비만 클리닉에 뻔질나게 드나들지만, 금메달을 위해서는 또 몸무게를 늘려야 하는 김복주의 고난기가 안쓰러우면서도 웃기다.
 진실을 알게 된 역도부 코치가 “속이 바짝바짝 타고 죽을 것 같지? 그래도 다 지나간다. 그 고비만 넘기면 견딜 만 하잖아, 다 그런 거야”라고 통곡하는 김복주를 다독일 때, 우리도 위로받는다.
 드라마는 체육대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담아내려고 애썼다.
 종목별 은근한 신경전, 성적과 메달의 압박감, 꿈을 향해 정진하다가도 자꾸 이런저런 일로 곁눈질하게 되는 선수들의 모습이 꽤 실감 나게 다가온다.
 
 △ 수목극 꼴찌… 언제 바벨 들어 올릴까
 사각 관계의 한 축인 송시호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옛 연인 정준형에게 집착하는 송시호의 내면이 초반부에 제대로 그려지지 않으면서 캐릭터 설득력이 부족하다.
 경수진은 리듬체조 선수로 완벽히 변신했지만, 다른 작품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분위기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역도요정 김복주’ 상대는 전지현·이민호와 박지은 작가가 손잡은 SBS TV ‘푸른 바다의 전설’과 최루성 드라마인 KBS 2TV ‘오 마이 금비’다.
 ‘푸른 바다의 전설’과 시청층이 겹치면서 ‘역도요정 김복주’는 첫 방송부터 계속 꼴찌를 면치 못했다.
 3.3%(닐슨코리아)로 출발한 시청률은 그래도 조금씩 상승, 현재 5.4%까지 도달했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언제 바벨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청량감 가득한 김복주의 진짜 사랑은 아직 채 시작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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