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오늘은 후회 없는 삶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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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오늘은 후회 없는 삶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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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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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예현 (주)원덕 대표

[경북도민일보]  대망했고 다가왔다. 기다렸고 지켜봤다. 울었고 웃었다. 그렇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시작되었다.
 올림픽이란 4년마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개최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로 평화를 상징한다. 많은 나라들이 자국 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쓰는 이유는 나라의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고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노력 끝에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후, 30년 만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많은 것을 얻고 배운 88서울올림픽을 마무리하고 재개최를 위해 1990년대 말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도전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2003년도, 2007년에도 유치에 실패했고 3번째인 2011년 7월 7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 컨벤션센터에서 경쟁국인 독일 뭔헨과 프랑스 안시를 앞질러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오늘 이렇게 평창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게됐다.
 2월 9일 오후 8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평창올림픽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은 한국의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잘 표현했다는 찬사와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피겨여왕 김연아의 마지막 성화봉송장면과 증강현실로 펼쳐진 ‘천상열차분야지도’, 그리고 기네스북에 등재 될 1218대의 드론이 동시에 비행하여 표현한 오륜기 퍼포먼스는 많은 찬사를 받았다.
 순탄히 올림픽이 치러지고 있던 어느 날 한 경기로 인해 한국을 넘어 세계 외신들까지 논란의 중심이 된 선수들이 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추월팀(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은 3명씩 이뤄진 2팀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하여 6바퀴를 돌아 3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경기이다.
 한국의 빙상경기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수준에 올라 있고 모두의 경계의 대상이자 우상인 부분이다. 그러나 전세계가 주목하고 참여하는 올림픽에서, 게다가 올림픽 주최국에서, 특히나 평화와 화합이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하는 남북단일팀으로 입장해 한반도기를 흔들던 우리가 세계로 생생히 전달되는 경기 중 ‘최악의 팀웍을 가진 팀’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전혀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경기와 경기 후 다른 선수를 비방하는 인터뷰가 전파되었고 그 장면이 퍼짐으로써 한국뿐만 아닌 세계 각지에서 주목하게 되는 사건이 되었다.
 캐나다 일간지 매체인 더 글로브 앤 메일은 “잔혹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팀 동료를 배신하는 유감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왕따 논란’의 잔혹한 장면이 텔레비전을 통해 전파를 탔다.”라 썼으며, 영국 방송 BBC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 선수를 왕따시킨 두 명의 국가대표 출전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팀원을 비방하는 인터뷰도 자세히 실었다.
 이어 뉴욕포스트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팀에게는 어떠한 팀워크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경기와 인터뷰가 실시간으로 보여지면서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9일자로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랐고, 이 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3일 만에 21일 오후 11시 기준, 54만8880명을 돌파했다. 답변을 대기하는 7개의 청원들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였고 청원 마감일이 3월 21일이라 참여인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한 사건으로 세계에 퍼져버린 텍스트들로 인해 우리나라는 겉은 멀쩡하나 단물 빠진 과일과 같아졌고 함께 달리고 시선을 맞춰도 선수들 사이에 더 이상의 단내는 나지 않는다. 이는 매번 스피드스케이팅 추월경기에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회자될 것이다.
 그들의 하루하루는 10년같은 4년이었을 테고 그 누구보다 간절했을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잠들기 전 다가올 내일의 훈련이 막막할지라도 지나간 오늘은 후회 없이 훈련에 임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견디고 나아 온 자리에서 다스리지 못한 감정을 내비침으로 견고히 쌓았다고 생각했던 성이 한순간 모래성으로 바뀌어버렸고 세계인들의 시선에 쓸려 내려가 버렸다.
 지나간 오늘은 후회 없는 삶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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