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자태…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경주문화재硏,`현전 불상 중 최고 美’평가
지난 5월말 경주 남산 열암곡(列岩谷)에서 발견된 통일신라 대형 마애불상 상호(相好·부처 얼굴)와 전체 모습이 10일 처음 공개됐다.
무게 70곘에 이르는 대형 화강암(250×190×620㎝)에 부조한 마애불은 지난 5월 발견 당시에는 불상을 조각한 면이 땅에 파묻혀 그 윤곽 정도만 희미하게 드러났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해 이날 공개한 불상은 당장 국보로 지정해야 할 만큼 보존상태가 완벽한 데다 현전하는 통일신라시대 불상으로는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다.
연구소는 불상을 부조한 뒤 얼마안돼 화강암 덩어리가 붕괴되고 불상을 새긴 면이 땅에 묻힘으로써 완벽한 상태로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불상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발 아래 연화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 560cm에 이르는 대형이다.
육계(부처 정수리에 불룩 솟아오른 부분)가 높고 민머리(소발·素髮)이며, 타원형 얼굴에는 오뚝하게 솟은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도톰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 등이 잘 표현됐다.
특히 귀는 발제선(髮際線·머리털이 난 끝선)에서 어깨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크고, 평면적으로 처리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양식으로 주목된다.
목에는 삼도(三道)를 입체적으로 표현했으며 어깨는 넓고 가슴을 편 당당한 모습이다.
불상 수인(手印·손 모양)은 왼쪽 손등을 바깥으로 하고 손가락은 가지런히 펴서 가슴 위에 얹었으며, 오른손 역시 손등이 밖을 향한 채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감싸고 네 손가락을 가지런히 하복부에 대고 있는 형식이다.
법의(法衣)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우견편단(右肩偏袒) 형식이며, 아래로 내려올수록 간격이 넓어지는 옷 주름은 9개를 표현했다. 두 발은 발끝을 밖으로 향해 벌렸으며, 연화대좌는 5장 꽃잎을 낮게 조각했다.
연구소는 이 마애불이 약 4등신(等身)으로 몸에 비해 머리 부분이 크게 표현돼 예불하는 사람이 마애불을 우러러 볼 때의 비례감을 고려해 시각적인 효과를 잘 나타내려고 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불교조각사에서 볼 때, 이 마애불은 볼륨 있는 상호와 날카로운 눈매에서 느껴지는 엄숙함은 통일신라 불상의 전형적인 특징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 시기는 8세기 후반 무렵으로 추정된다.
/윤용찬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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