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표고버섯 재배… 强小農 인생2막 시작하다
  • 김영호기자
스마트한 표고버섯 재배… 强小農 인생2막 시작하다
  • 김영호기자
  • 승인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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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자연숲 ‘홍리농원’ 대표 이상민·홍현숙 부부
▲ 재배사에 설치할 버섯 배지작업 모습.
▲ 재배사의 배지에서 자라고 있는 표고버섯.
▲ ‘홍리농원’ 대표 이상민·홍현숙 부부  

[경북도민일보 = 김영호기자]  벼 이외 복숭아, 사과, 배, 시금치, 부추, 해방풍 등의 주요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는 영덕군의 농업인 가구는 올 1월 현재 7780가구(9342명)에 호당 1750만원을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온화한 기후로 여름 최고온도는 38℃, 겨울 최저온도는 영하 13.8℃를 기록하고 있는 영덕은 봄철에는 동남풍, 겨울철은 서북풍, 가을은 길고 봄이 짧다.
 여기에다 영덕군의 이사비용 지원, 현장실습교육, 농업 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 농어촌진흥기금 지원 등의 각종 귀농정착 지원에 힙입어 지난 한 해 귀농가구는 71가구에 가구원수가 101명을 기록하는 등 영덕은 귀농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귀농 정착지로 타 지역에 비해 손색이 없는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촌지역인 영덕으로 귀농해 자연과 더불어 표고버섯 재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영덕자연숲 홍리농원 이상민·홍현숙 부부를 만나봤다.
 

▲ 홍리농원 표고버섯 재배사 내부 모습.


 - 부농(富農)과 웰빙 두 마리 토끼는 먼 나라 이야기
 전업주부로만 살아왔던 홍현숙 대표는 남편의 퇴임 시점에 35년 간의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맑은 공기와 물, 좋은 해풍으로 따뜻한 소읍 청정 영덕의 산속으로 귀농한지 2년이 되어간다.
 그러나 부부가 부푼 꿈을 안고 인수한 산속 농장은 전체가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차 있었고 농촌사람들은 다가가기 힘든 벽처럼 느껴졌다.
 너무 고생하면서 두 달 동안 쓰레기 치우고 버섯재배사 2동을 정비하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농촌생활을 할까 두려움이 앞섰다.
 끝없이 이어지는 일도 두려웠지만 낯 설은 시골 모습과 그 속에 오래 동안 터를 닦고 살아오는 농촌사람들과 농촌문화, 그들의 대화와 생활 모습에서 너무나 다름을 알고 당황스러워 부부는 과연 귀농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부부는 이곳으로 귀농하기 전 8년 간 경주시 건천에서 주말농장을 운영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왔고 도시생활에서 농촌생활로 크게 생활이 변화기 때문에 어려움, 힘듬, 고생은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어떻게 농사를 짓고 어떤 통로로 농산물 판매를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백지 상태에서 가야할 길을 자주 잃어버리곤 했다.
 
 - 인내의 쓴 열매
 처음에는 귀농을 반대했던 홍 대표는 귀농교육만 받아 보라는 남편의 말에 교육만 받는 조건으로 일주일에 2번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교육을 받았다. 교육이 끝나면 농장에는 들르지 않은 채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으나 3개월 만에 첫 표고버섯이 나오면서 하루 이틀씩 농장에서 생활하게 됐으며 표고버섯을 대량으로 재배한 지난해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표고버섯 배지 500봉을 입상해 시범재배를 한 결과 의외로 예쁘고 튼실한 표고버섯이 하나하나 나올 때는 그 기쁨과 희열은 말할 수 없었다  “아! 이렇게 하면 표고버섯 농사 대박나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서 조금은 희망이 보이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키운 무공해 농산물 표고버섯을 주위에 나눠 맛보았다.
 영덕농업기술센터의 귀농교육, 농업대학 유통마케팅에 다니던 홍 대표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시식을 해보니 모두들 버섯의 달콤한 맛과 은은한 향이 곁들어 맛있다고 했다. 또한, 도시의 이웃과 지인들에게도 나눔과 맛평을 물어보니 모두 맛과 향이 원목표고에서 자란 표고와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8월 본격 재배로 표고배지 1만봉을 입상했다.
 5t 트럭 2대를 이용해 산속으로 올라오니 마을 어르신들의 놀라움과 우려의 표정 역력했다. “도시에서 와서 멋모르고 일 저질지는 않는가? 아니면 대단한 신념과 열정적으로 뭔가 해보나!”하는 모습이었다.
 드디어 1만봉의 배지에서 많은 량의 표고버섯이 돋아났고 표고버섯 수확 절정기에는 4~5일 동안 밤낮없이 버섯 수확에 매달렸는데 하루에 수확량이 200kg이 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저온저장고 가동이 정상적이지 않아 수확한 버섯이 변질돼 600kg이 넘는 버섯을 폐기하는 좌절을 맛본데 이어 판로도 없어 어디에 팔지 막막했으며 설상가상으로 경주 건천 공판장에는 버섯이 많이 나오는 시기여서 시세는 평균값의 반값이었다.
 부부는 버섯 배지값도 나오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라 버섯을 팔지 않고 나눠 먹는다는 심정으로 전국 대·중형교회와 지인, 형제들에게 무조건 버섯을 택배로 보냈다. 처음 택배하려니 포장 박스, 택배회사 등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여서 그것마저 쉽지가 않았다. 표고버섯 생산만 하면 모든 것이 되는게 아니라 판로 개척 포장지 선택, 택배, 주소지 만들랴 너무도 할 일이 많아 부부는 서툴고 헤맸다.
 또한 택배 박스 안에 넣는 설명서와 인사말을 일일이 써 보내려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느려서 하루 택배를 20개 이상 포장하지 못했으며 추석 대목에는 버섯 배지 휴양기라 버섯이 나오지 않아 주문받은 모든 것을 취소하면서 초보 농꾼의 현실을 절감했다.

 

▲ 홍리농원이 생산한 각종 버섯 제품.


 - 새로운 도약… 소확행을 찾다
 이렇게 농업의 현실과 귀농의 쓰라린 경험을 기반으로 첫 가을을 보내면서 그래도 한 명 두 명 고객이 생겼으며 그동안 나눔으로 베푼 것들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어서 확실한 고객으로 돌아왔다. 고객이 확보되니 자연스럽게 생산 계획과 시설을 조금씩 확장하게 됐다.
 또한, 농장 스티커와 명함도 만들어 농장이 서서히 자리 잡고 농업기반도 확충하게 됐으며 연말에는 표고버섯 키우기 관련 책과 표고버섯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면서 조언과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곳 산속의 환경과 기후에 적합한 독특한 표고버섯 향이 가득한 맛있는 상품을 생산하는 재배기술도 갖추게 됐다.
 이와 함께 중·하품을 이용한 버섯과자나 버섯부각을 만들어 봤으나 생산을 위해서는 고기능의 가공기계가 필요해 아직은 시기상조라 여기고 먼저 표고버섯 분말을 이용한 표고절편, 가래떡을 만들어 보니 반응이 좋았다. 표고버섯 분말량을 다양하게 조정하고 시식한 결과 소비자가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
 개발한 상품을 소비자가 주문한 표고버섯 박스 안에 시식용으로 넣어 보내면서 차츰 홍리농원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갔으며 표고버섯의 좋은 점 홍보와 함께 일상생활에 다양한 먹거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 홍리농원 노루궁뎅이버섯 제품.


 -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다
 지난해 결산하니 소득보다 경비가 더 들었지만 소중한 경험으로 되는구나하는 자신감과 많은 고객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는 매출목표를 5500만원으로 계획해 설 명절(신정, 구정) 대목에 1000만, 봄과 가을까지 2000만, 추석대목에 1500만, 11~12월에 1000만으로 단계별로 표고배지를 입상해 버섯을 순차적으로 생산하니 부부 둘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이 됐다.
 상품은 상품대로 좋은 가격에 택배 판매하고 중·하품은 표고 슬라이스, 분말, 등 다양하게 만들어 팔 수 있었으며 열심히 한 결과 매출목표 가까이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 도전속의 새로운 도전
 표고버섯 재배에 자신이 붙은 부부는 표고버섯 외에 다양한 기능성 버섯 재배에도 도전해 올 7월에는 노루궁뎅이 버섯 1000봉을 입상해 재배한 결과 처음에는 버섯이 잘나오다 지난 여름 더운 날씨로 인해 더 이상 버섯 발생이 안돼 냉방시설이 없는 재배사에서 온도를 낮추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실패하고 배지도 오염되면서 배지의 절반 정도를 폐기했다.
 그러나 가을에 접어드니 보기 좋게 노루궁뎅이 버섯이 발생하고 수확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원가는 맞출 수 있었다(노루궁뎅이 버섯은 약용버섯으로 의외로 찾는 고객이 많아 고소득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도 기술력이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먼저 많이 배우고 주위 고소득 농가도 견학했으며 많은 정보가 필요함을 느끼며 시골생활도 혼자가 아니라 주위 귀농인들과 정보 교류, 농업기술센터 농업대학, 강소농 교육, 농민사관학교의 e-비지니스 교육 등을 통해 인적교류, 지식교류 등으로 농업의 미래가 있음을 봤다.
 부부는 열심히 노력하고 남보다 더 넓은 견문으로 다가갈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느끼며 앞으로 지구 온난화 문제도 생각해 포장재나 택배 박스도 친환경적으로 차츰 바꿔 나가고 있으며 농작물도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면적도 많지 않게 고소득 농가가 될 수 있는 여건으로 오히려 도시민 농촌 유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이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자!
 부부는 내년 매출액 2억원 계획 목표로 표고배지 3만봉, 노루궁뎅이 3000봉, 기타 버섯 1000봉 입고 예정이며 최첨단의 스마트 팜 표고버섯 재배사 4동을 확충하고 관정, 인터넷망 연결, 새로운 저온저장고 설치 계획 중이며 표고버섯을 이용한 가공제품 부각, 시리얼, 스넥, 짱아치, 가래떡, 절편 등 다양한 제품도 개발할 계획으로 소확행의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이와함께 버섯 체험장 운영과 팜파티 실시, 소규모 모임을 농장에 주최할 계획이다.
 부부는 귀농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농업기술센터 교육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교육을 통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교육장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또한 큰 힘이 됐던 영덕귀농연합회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한 날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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