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가을이면 편지가 자연스레 생각나지만 편지를 보낼 우체통은 크게 줄어 들어 어린 시절 국군아저씨에게 보내는 위문편지나 친구의 안부를 묻기 위해 우체통을 이용했던 기억이 추억 속에 묻힐 전망이다.
이메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사연을 전하는 일이 늘어나는 반면 정성껏 편지를 써서 지인이나 연인에게 보내는 일이 줄어 체신청이 우체통을 매년 수백 개씩 철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경북체신청에 따르면 도내에 설치된 우체통의 수는 갑식(입식) 2738개, 을식(걸이식) 1199개로 타 시도에 비하면 많은 편이나 매년 200개정도 철거하고 있다는 것.
지난 2002년 경북도내 우체통수가 6008개에 이르던 것이 올해는 3937개로 5년사이 무려 2000여개가 줄었다.
포항시내의 경우 하루 1차례씩 우체통에서 우편물이 수거되고 있으며 수량은 하루 2000 여통 정도지만 대부분이 홍보물, 고지서 등 금전적인 내용의 우편물만 수거되고 있다.
또 영덕군이나 울진군은 하루 평균 70~80통 정도의 서신이 수거되고 있으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에는 결혼 청첩장도 이메일로 보내거나 아예 미니홈페이지에 올려놨으니 들어가서 보라는 식의 결혼초대도 이뤄지고 예전에 학교에서 군대로 통째로 보냈던 위문편지 마저 이제는 거의 없다.
회사원 박모(32·포항시 죽도동)씨는 “지난주 대학 후배가 결혼한다며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결혼장소와 날짜가 적혀 있으니 들어가서 보라는 연락이 왔었다”며 “참석하긴 했지만 약간 씁쓸한 기분을 떨쳐버리진 못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체신청 관계자는 “인터넷,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편지 쓰는 사람들이 많이 줄은 것은 사실이다”며 “편지를 많이 써 우체통 이용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시대의 변화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종우기자 jjong@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