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시작한 수출규제, 말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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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시작한 수출규제, 말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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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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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칼럼

일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나라에게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우선적으로 3개의 반도체 관련 필수 소재를 지목하여 시작했는데 그 시작과 동시에 우리 기업들이 출렁 거렸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이자 기업들의 수익을 견인하고 있는 일등품목의 생산라인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상품제조에 필수적인 소재이고 이를 전적으로 일본에서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이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여 물건확보에 차질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당장 상황을 타진하고 이의 반려를 위해 삼성기업사장이 일본으로 날아갔고 우리 정부는 뒤늦게 사안의 심각함을 깨치고 WTO에 안건을 올리며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보복의 예고 하에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것을 통보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일본정부가 만든 전략물자나 기술 등의 수출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국가리스트이다. 우리나라는 이 리스트에 있어서 일본에서 물품수입이 용이했으나 리스트에서 열외 되면 일본과 거래하는 모든 우리나라 기업들은 소재 및 물품의 교역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빼기로 한 명목상 이유는 민감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신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나라에 신뢰를 부여하기 힘들고 전략물자를 구입하여 이를 북한에 넘기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확대되기 전 외교계의 전·현직 소식통들은 우리 정부에게 예고편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으니 선전포고와 동시에 경제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자국에도 피해가 발생한다. 짧게는 양국의 기업이겠지만 길어지면 일파만파로 세계의 첨단제품들의 생산에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정치적 대립에 경제적 압력행사를 벌이는 것이 처음이다. 혹자는 해묵은 이야기라며 과거사 이야기는 펼치지도 못하게 하지만 분명 일본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나라이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사안임은 그들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 정도로 강력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속내를 읽어야 한다. 일본이란 나라는 본심을 표면에 내색하지 않는 민족으로 유명하다. 그들이 명목적으로 안보문제를 내세웠지만 본심은 따로 있다. 일차적으로 혼비백산하여 규제가 시작된 소재를 구하러 달려간 삼성의 모습을 보며 또 우리나라의 후속조치를 보며 전혀 미동하지 않고 다음 순서로 넘어간 행간을 읽어본다.

일본은 상당기간 우리나라를 제재할 방법을 모색했고 순차적으로 규제할 물건의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또 우리정부가 국제적으로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도 고려되었다. 정석적인 방법으로 WTO에 제소하면 국제적으로 한반도의 안보문제에 시야가 집중된다. 일본의 이야기대로 우리가 세계안보를 위험하게 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우리 측이 유리하겠지만 폭 넓은 개연성으로 우리나라를 불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배제하여 세계 안보에 영향을 주는 제품들에 대한 수출규제가 실시되어도 1100개의 전 제품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당장 크지 않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더한 압박도 가능함을 들어 겁박했다. 일본은 우리 경제의 목을 죄며 겁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정도까지 준비해 놨고 이것을 풀어줄 의사는 전혀 없다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당장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안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제고 숨을 꽉 조여 버릴 수 있는 상황이니 실체를 보인 이상 쉽게 규제를 풀 일이 아니란 것이다. 우리 정부의 활약이 필요한 때이다. 밑도 끝도 없는 무력행사가 아니라 쌓여온 감정의 폭발이고 상당기간 누적된 상황이니 이에 상응하는 해결책을 만들어 풀어야 하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를 옥죄는 체계를 만들었으니 자신만만하게 힘자랑을 할 것이다. 우리는 화약없는 무기로 선제공격 당한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있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에 이끌려서는 안 된다. 작정하고 벌이는 일에 불나방처럼 엮이지 말고 한수 넘어 두수를 보고 행동해야 한다.

감정이 앞서는 것이 아닌 이성의 칼을 빼어들고 전략적으로 위기를 넘겨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성과에 눈이 멀어 분산거래도 아닌 한 곳에 올인하여 핵심소재를 넘겨받는 치명적 거래를 반성해야 한다. 안이했던 자력기술개발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자국과 국제사회에 영향을 주는 일에 스스로의 자부심만으로 진행할리는 없다. 분명 이들도 안전장치를 하고 진행할 것인데 이러한 면모를 파악하여 스스로 시작한 일에 대해 스스로 손을 들도록 몰아가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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