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치전 통해 자연에 지켜야 할 예의 전하고 싶었다”
  • 이경관기자
“강치전 통해 자연에 지켜야 할 예의 전하고 싶었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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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항문화콘텐츠 ‘강치전’ 제작진
평화와 공생에 대한 이야기
스토리·음악으로 흥미롭게 풀어
올해 소품·의상 등 디테일 보완
공연 축소해 찾아가는 공연 기획
변화 가능성 열고 관객과 소통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의 (왼쪽부터) 이원만 제작감독, 김소정 연출가, 윤주미 작가.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 공연 모습.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 공연 모습.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 공연 모습.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 공연 모습.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 공연 모습.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가 탄생했다.

(재)포항문화재단과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창작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이 그것.

포항문화재단이 자체 레퍼토리 구축의 일환으로 제작한 ‘강치전’은 지난해 10월 사흘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초연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강치전’은 지역의 이야기를 지역민들의 힘으로 창작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더했다.

또한 세련된 연출과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 감각적인 음악 등이 만나 지역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 명품 창작뮤지컬을 창작했다는 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은 그 성과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0 방방곡곡 문화공감-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돼 올해 경기도 오산과 강원도 원주를 찾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각종 연극제 등의 출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공연을 위한 준비 또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문화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의 주역인 연출, 작가, 제작감독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은 어떤 작품인가.

윤주미 작가 : “평화와 공생에 대한 주제를 가진 작품이다. 우리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 외치면서 강치와 같은 독도를 오랜 시간 지켰던 생명체들은 지켜주지 못했다. 누군가의 땅이기 이전에 그곳을 터전으로 살았던 생명체와 바다를 오롯이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평화의 섬인 ‘독도’와 평화의 바다인 ‘동해’. 강치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아직 그곳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많은 바다 생물들을 위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이 그런 생각을 가져 갔으면 좋겠다.”



-초연인 강치전이 국공립 우수공연 선정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소감은.

이원만 제작감독 “포항사람들이 만든 지역의 이야기 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포항은 창작작업을 하기에는 많은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 강치팀이 그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가 지역문화의 역사이며 의미있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김소정 연출가는 경기도립국악단의 베스트셀러 뮤지컬 ‘곰돌이의 여행’의 연출가다. ‘강치전’ 연출을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김소정 연출가 : “처음에는 포항문화재단의 한 팀장님과의 인연으로 ‘강치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나는 일을 할 때 즐길 수 있는 사람과의 작업을 중시한다. 처음에 제안해준 재단 측에서 ‘재미있게 한 판 놀아주시면 됩니다’라고 말을 해 마음이 놓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작진과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편안하게 잘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강치전’은 선명한 주제가 있고, 그것을 스토리와 음악이 위트 있게 풀어줄 수 있는 작품이기에 더욱 흥미로웠다. 작가와 제작감독, 그리고 적극적으로 공연 제작을 추진해준 포항문화재단의 지원이 있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가족국악뮤지컬이라는 특징에 맞춰 작업을 하는 것에 힘든 점은 없었나.


김소정 연출가 “많은 사람들이 아동극이라고 하면 주제가 뚜렷하고, 스토리가 간결해 어른들이 보기에는 재미가 없다고 단정짓곤 한다.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자칫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음악과 영상, 조명 등으로 풀었다. 다행히도 연출가의 의도에 맞게 제작진들이 힘을 모아줬다. 또한 지역 유치원 원장님과 동화작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의 주제를 흐트리지 않는 선에서 조율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비로소 포항의 콘텐츠 ‘강치전’이 탄생됐다. 정말이지 포항시민들이 함께 만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강치전’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탄생됐다. 작업이 어렵진 않았나.

윤주미 작가 “어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이 아닐까. 치열하게 논쟁을 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작업을 위해 모이다 보니, 논의하는 과정 속에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있었다. 그 긴장감이 작업을 완성도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서로 분야의 개성을 살리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꽤나 흥미로웠다.”



-치열하게 논쟁하며 작업한 만큼 제작감독의 역할이 중요했을 것 같다.

이원만 제작감독 “이번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대부분 연기가 전공인 친구들이 아니다. 국악연주자들과 학생배우로 활동하는 아마추어 배우들이 꾸민 작품이다. 때문에 연출가와 작가가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김소정 연출가 특유의 친근함과 편안하게 다가가는 연출 방식으로 배우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에 성공했다. 빠른 시간 안에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이지 연출가의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모든 제작진들의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탓에 제작감독이 어려운 부분은 거의 없었다. 가끔 치열해지는 논쟁을 중재하는 역할과 문화재단과의 소통 정도에 힘썼을 뿐이다.”



-강치에 대한 대부분의 콘텐츠에서는 강치를 멸종시킨 ‘일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강치전은 ‘일본’이라고 지칭하기 보다, ‘검은 그림자’로 돌려서 표현하며 일본뿐 아니라 우리 또한 검은 그림자였음을 고백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윤주미 작가 “강치전을 통해 관객들에게 ‘우리 인간들은 바다와 자연을 사는 동안 잠시 빌려쓸 뿐인 것을, 우리가 바다에게 또 자연에게 지켜야 할 예의가 무엇인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평화’와 ‘공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공연을 본 뒤 강치에게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바다에게는 고맙다고 말 할 수 있는 순수의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올해 무대에 오를 ‘강치전’은 어떤 변화가 있나.

김소정 연출가 “소품과 의상, 영상 등의 디테일을 보완하는 한편 연기와 스토리 라인 등이 한층 세련되어질 전망이다. 합을 맞춰봤기 때문에 더욱 진한 팀워크로 올해는 더 좋은 강치전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콘텐츠 확장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생각은.

이원만 제작감독 “콘텐츠 확장에 대한 고민을 제작진 모두 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을 한 작품인 만큼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더욱 집중할 생각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환경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연을 축소해 학교로 찾아가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다양한 장르로 변화해 진행해 볼 생각 또한 갖고 있다.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객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 작품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다.”



이제는 포항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강치전’. 평화와 공생 그리고 자연에 대한 예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스토리의 감동이 포항을 이어 전국과 세계를 뻗어나가기를.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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