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을 기다리는 보수, 스스로 찾고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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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을 기다리는 보수, 스스로 찾고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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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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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서 보수는 국민들에게 외면 받았다. 반문연대 기치 아래 통합당으로 뭉쳤지만,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을 뿐이다.

보수참패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이념적 가치와 정치적 철학도 없이 오로지 ‘묻지마 통합’에만 매몰됐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물리적 결합이니, 화학적 결합이니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수통합 과정은 국민들이 배제된 아무런 감동 없는 자기들만의 통합이었음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새로 들어선 김종인 비대위체제는 당명과 색깔을 바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명을 바꾸고, 당 색깔을 바꾸면 떠난 민심이 보수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호박에 줄 그어도 수박 안되듯, 당명이나 색깔을 바꾼다고 지지율이 올라갈 일은 없을 것이다.

21대 국회가 개원했다. 여전히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의 앞날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좌파정권 100년을 호언장담하기에 이르렀지만 여당과 맞서 싸울 전사가 보이지 않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미투사건,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비서 강제추행 고소사건으로 촉발된 광역단체장 공석으로 내년 재보궐 선거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하지만 야권의 유력주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일부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도 있지만 ‘도긴개긴’인 상황이다.

여권의 각종 사건사고 및 구설로 지난 16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더 많아지는 ‘데드크로스’ 상황이 현실화 됐다. 여당인 민주당 지지율도 통합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연패를 당한 통합당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라고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결과가 결코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야권이 잘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보수야권은 “(보수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다음 지도자에게 바라는 것은) 반문연대로 아무나 다 모이라는 비굴한 미소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분노에 찬 얼굴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결의에 찬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정규재 팬앤드마이크 주필의 언급을 새겨들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인물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기존정치인 중에서도 국민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대한민국을 좌파들의 손아귀에서 구하겠다는 분기탱천(憤氣撑天)의 모습을 보여줄 인물이라면 누구든 괜찮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올 11월 쯤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해 기대를 해보지만, 지도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보려던 시도는 번번히 실패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내년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 그리고 2022년 대통령선거 후보가 되겠다는 보수진영의 인물들은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물 속(잠룡)에서 나와 문재인정권과 이념적으로 정책적으로 싸워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일찌감치 출마포기를 선언하라.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혹여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정치권에 기웃거린다면 본인은 물론 보수진영 전체에 큰 민폐를 끼칠 뿐이다.

이육사 시인이 ‘광야’에서 노래한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처럼 보수는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계속 기다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

이제 보수 스스로가 ‘초인’을 찾아내고 키워야 한다.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좌파들의 음모와 공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단련시켜야 한다. 우리에게 이런 간절함이 있다면 결코 희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김성준 前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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