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높은 대선후보 TV 토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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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높은 대선후보 TV 토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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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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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욱/언론인
  
 제 17대 대통령선거의 후보 합동 TV토론회가 6일 막이 올랐다.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주제로 하는 이번 토론회에 이어 11일에는 사회·교육·문화·여성 분야, 16일에는 경제·노동·복지·과학 분야를 다룬다.
 이 토론회에 참여하는 후보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기준에 따라 국회 의석수 5석 이상 정당의 후보와 직전 선거에서 득표율 3% 이상을 기록한 정당의 후보,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달 26일까지 30일간의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로 제한된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총 7명이 이 기준에 해당된다.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사퇴할 경우 6명이 토론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나머지 군소후보들은 13일 별도의 합동 토론회가 준비돼 있다.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맞붙은 1960년 미국 대선에서 첫 선을 보인이래 TV 토론회의 위력은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우리의 경우 지난 1997년 처음 도입된 이후 두 차례 대선에서 각 후보 진영은 필사의 대결을 펼쳤다. 지난해 한국방송학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시 유권자의 51.6%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른바 미디어 선거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대선에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선거가 득세하면서 파급력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으나 TV 토론회가 여전히 대선 길목의 승부처라는 데 이견이 없다. 후보들은 유세일정을 줄여가면서까지 토론회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비장한 각오가 묻어난다. 물론 TV 토론은 그 동안 지적돼 온 것처럼 허점이 적지 않다. 후보의 자질보다는 인상과 외모, 이미지, 말솜씨 경연이 벌어지면서 유권자들의 착시 현상을 초래하곤 한다. `대통령이 아닌 탤런트를 뽑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후보 6명에게 총 6시간의 한정된 시간이 주어진 것도 문제다. 분야별로 2시간씩 갖는 토론회로 각 후보의 면모를 충분히 판단하기는 역부족이다.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끼리 별도 토론회를 여는 등 추후 어떤 식으로든 보완돼야 할 터이다.
 이번 토론회는 특히 BBK 의혹에 대한 검찰의 발표 뒤끝이라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그나마 극도로 제한된 시간이 온통 의혹 캐기와 인신공격으로 얼룩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작 토론회의 본질인 공약·정책 제시나 국정 운영 능력 검증 등이 실종되면 토론회는 하나 마나한 것이 된다. `대통령으로서 내가 더 낫다’가 아니라 `저 후보는 이래서 안된다’는 식의 네거티브 전략은 전국의 유권자를 상대로 정직한 한 표를 호소할 수 있는 호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과거 대선 토론회의 교훈을 한번쯤 되새겨봐야 한다. 음해성 공방을 벌이느라 정작 유권자들의 외면과 무관심을 초래했던 전철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토론회의 속성상 상호  견제와 힘겨루기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도 건전한 비판과 비교 우위를 논하는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질 높은 토론회가 될지는 주연인 후보들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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