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상 머리에 웬 방귀타령이냐고 나무랄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독(毒)도 잘 쓰면 약이 되더라고 방귀도 친환경일 수가 있다니 흥미롭지 않은가.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동물의 방귀는 소나 양이 진원이다. 방귀는 물론 트림까지도 시빗거리가 되는 동물들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큰 몫을 차지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호주는 온실가스의 14%, 뉴질랜드는 50%가 소와 양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주정부 소속 과학자들이 시인하고 있을 정도다.
재미 있게도 같은 지역에 살건만 캥거루는 친환경 방귀를 뀐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캥거루 위장에는 특수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 방귀에 메탄가스 성분이 전혀 없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캥거루 위장 속 박테리아를 분리해 소·양의 위장에 주입하는 방법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문제는 분리하는 데만도 3년이나 걸린다니 그저 느긋이 참고 기다리는 게 상수일 것같다. 그래서인지 소·양고기 대신 캥거루 고기를 권장하는 과학자도 있다는데 주민 20%는 이미 맛을 봤다나.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축산국가도 아닌데다 캥거루 조차 없는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어제 아침 신문을 보다가 무릎을 치게한 기사에 눈길이 멎었다. 우리에겐 해조·해초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열대림이 온실가스 흡수원이듯 바닷속 해조·해초류 또한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지상식물의 5배나 된다는 이야기다. 더욱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이 연구가 한국의 주도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날아온 소식이다. 온실가스가 세계의 숙제가 된 마당이니 해조류 아니라 캥거루 방귀인들 마다하겠는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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