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물류대란은 물론 교통대란까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류에 쓰는 화물차는 물론 대중 교통수단인 버스도 대부분 디젤 차량이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요소수대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요소수 대란은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을 대체할 수입처도 없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한다. 디젤차 비중이 높은 유럽은 요소를 많이 생산했었다. 그러나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유럽에서도 요소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의 요소수 대란은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매년 약 500만 톤의 요소를 세계에 공급한다. 한국은 인도에 이어 2위의 중국산 요소 수입국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의 요소 수입은 97.6%가 중국산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달 11일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 등 29종의 품목에 대해 10월 15일부터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요소를 생산하는 중국이 호주와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자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기 위해 ‘수출 전 검사 의무화’를 통해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
이뿐 아니라 밀 수확 철을 앞두고 비료인 요소에 대한 중국내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이 단기간에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정부도 중국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대체 수입처를 찾고 있다. 현재 디젤차가 가장 많은 곳이 유럽이다. 따라서 요소수 생산량도 상당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도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은 천연가스에서 요소를 추출한다. 그러나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이 연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준수하기 위해 천연가스 수입을 대거 늘림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자 천연가스에서 요소를 추출하는 유럽 업체들의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돼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이 새로운 요소 수입처를 발굴한다 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물류대란으로 운송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결국 요소수 대란의 해결책은 자체 생산을 하는 길 이외에 없는 것 같다.
요소는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도 예전에는 요소를 직접 생산했으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자 자체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산을 수입해 쓰고 있다.
국내에서 마지막까지 요소를 생산했던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이 2011년 요소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정밀화학은 2010년까지만 해도 요소를 연간 15만여 톤 생산했다. 차량용 요소를 비롯한 공업용 요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5%였다. 나머지 45%만 수입에 의존했던 것이다. 이 회사가 요소 생산을 포기한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요소를 전략물자로 인식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자체 생산을 독려해야 한다. 다른 화학업체에도 이 같은 방법을 적용해 생산을 늘릴 수 있다.
이번 요소수 대란이 끝나도 요소가 중요한 ‘전략물자’임을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에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