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월의 디카시[접시꽃 당신]
  • 김희동기자
정사월의 디카시[접시꽃 당신]
  • 김희동기자
  • 승인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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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힘들다 말해야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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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출근 길 파업하듯, 기절한 듯 쓰러진 접시 꽃을 보았다. 왜 저렇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었음을 깨닫는다. 혼자 끙끙거린 걸 누가 알까... 같이 사는 남편도 내 속으로 난 자식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오랫만에 조금 멀리,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여행을 다녀왔었다. 나이를 떠나 모두 디카시를 쓰는 사람들이라 감성이 찰떡같이 맞았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어도 가다가 눈길 닿으면 차를 세워 가며 사진을 찍어도 누구하나 불만이 없이 그냥 이해가 되는 여행길이었다. 주목적은 디카시 페스티벌 참석이었지만 짜투리 시간을 정말 알차게 사진을 찍어대며 보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손목에 있어야 할 팔찌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흘렸는지... 집에두고 갔었나 해서 쓰레기통까지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얼마나 좋았으면....칠칠치 못하게...또 한소리 들을 판이었다.

갑자기 행복했던 기운이 쫙 빠져 버렸다. 좋은 사람들과 잘 놀고 왔고 얻은 것도 많은 여행이라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말도 못하고 혼자 조용히 마음을 비웠었다.

이틀쯤 지났을까. 답답하니 축 쳐진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길 아래층 기타학원 원장님께서 ‘혹시 팔지 잃어버리지 않았느냐’고 묻는데 꿈인가 싶을만큼 반갑고 좋았다. 차에서 내리다 운전석 아래쯤에 떨어진 걸 주웠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나에게 물어보셨을까? 눈썰미도 대단하시고 마음씨도 정말 천사 같으신 착한 이웃님 덕분에 거짓말같이 얼굴이 다시 펴졌다. 여기저기 말을 했으면 더 빨리 찾았으려나. 주름도 덜 생겼으려나.



디카시.글: 정사월 디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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