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은 모두 ’엉터리` 하버드· MIT· 버클리”
  • 경북도민일보
“한국대학은 모두 ’엉터리` 하버드· MIT· 버클리”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국 대학교육을 진단한다
 
   강규형/명지대학교 교수

 
 한국 대학이 내세우는 목표는 천편일률로 비슷하다. 학교마다 사정이 다른데도 명문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대학평가만을 의식해 실적 쌓기에만 신경 써 가장 중요한 기능인 교육에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대학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대학 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자신에 맞는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한국의 대학은 내세우는 목표가 비슷비슷하다. 몇 년 전 서울대 전상인 교수는 한 칼럼을 통해  대학광고가  대부분 천편일률이며,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정보화를 주도하고 세계화를 선도한다고 자랑하며, 웬만한 대학 치고 각종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을 자임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최적의 교육환경, 최선의 취업 지도, 최고의 학생 복지를 제공한다고 하니, 이런 주장들만 보면 우리나라 대학들이 학생들의 천국처럼 보인다고 개탄한 적이 있다.
 몇 년이 지나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현실이 그러한가? 필자가 보기에 각 대학의 사정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학교마다 사정이 다른데도, 너도나도 하버드, 버클리나 MIT, 칼텍(Caltech)같은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연구중심 대학을 지향한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미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대학이 있지만 그 중 극소수만 연구중심 대학이고 그 중 극히 일부만 박사학위를 수여한다.
 KAIST나 포스텍 같이 실질적으로는 이공계 연구중심의 단과대학, 서울대·연세대·고려대와 같은 매머드 종합대학, 그리고 중소형 대학은 지향하는 바가 각기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앰허스트대(Amherst College)는 하버드대와는 전혀 다른 목표와 전략을 가진 소규모 학부교육 중심대학이지만 세계적 명문이다. 한국에서는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학부생 기숙교육중심이라는 전략으로 성공한 한동대의 경우가 있다. 70년대에도 우수한 교수진에 의한 철저한 학사관리로 단시간 내에 명문으로 뛰어오른 서강대가 있었다.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 있는 극소수 대학과는 달리 한 두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델라웨어 대학(University of Delaware)이나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대학(UNLV)은 큰 대학이 아니지만 화학공학과 호텔경영이라는 분야에서만은 각각 최정상급이다.
 어떤 대학들은 교수가 영미권에서 박사를 받지 않았는데도 무조건 영어강의를 부과한다. 그러다 보니 가르치는교수나 듣는 학생이나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통 모른 채로 진행되는 수업의 질 저하현상이 심각하다. 어떤 영어강의에서는 “OK, Next”와 같은 몇몇 단어들만 빼고는 거의 한국어로 강의가 이루어지는 촌극도 발생한다. 대학은 수업을 통해 지식과 아이디어, 삶의 철학과 세계관, 그리고 진리탐구의 정신을 배우는 곳이다. 부차적인 영어습득이 주가 되는 본말전도가 우려된다.
 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방만하고 비대해진 대학 수의 현실화와 함께 대학원의 과감한 감축을 통한 내실화도 시급하다. 대학원 역시 난립해 질적으로도 위험수위에 와 있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이 약해지고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 대학원들의 현실이다. 세칭 일류대 일반대학원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우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기피하는 세태에 더해 대학원 과정과 정원이 너무 많아서 부실화가 이미 도를 넘어선 상태다. 무턱대고 대학원 과정을 만들어 편하게 지내려는 교수들의 이기심 또한 이런 사태를 낳은 이유다.
 한국이 21세기 문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수준 높은 정신문화의 진작이 절대 필요하고, 대학이 주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대학은 과학기술과 정신문화를 창출하는 주체인 동시에 그것을 향유하는 소비자다. 그러나 우리의 대학들은 이런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잘 안 돼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한국대학들의 빈약한 방향설정 능력과 그것을 방조하기뿐만 아니라 조장하는 잘못된 정책과 평가도 존재한다. 지금부터 문제점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진지하게 문제해결에 나서야할 것이다. 방만하고 비대해진 대학 수의 현실화와 함께 대학원의 과감한 감축을 통한 내실화도 시급하다.  (www.cfe.or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