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산림녹화에 성공했다. 이제 산에는 나무를 모두 심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나무를 심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첫째는 도시이다. 우리나라처럼 도시에 나무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나라가 선진국을 꿈 꾼다면 도시환경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한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숲은 생각할 수도 없으며 고작해야 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는 정도이다. 자연과 유리된 삶에서 우리의 감성은 삭막하게 메말라 가고 있다. 도심 곳곳에 녹지대를 만들어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 나무를 심을 곳은 많다. 초등학교내의 자투리땅에 어린이와 함께 작은 숲을 만들 수도 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담장을 허물어 기다란 숲을 만들어 놓는다면 도시생활에 찌들어 답답한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쉼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 매립장에도 나무를 심어 희망의 숲을 만들어갈 수 있다. 숲은 온갖 독성물질을 스스로 정화해낼 수 있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종갱신을 통한 나무심기이다. 과거 우리 숲에는 헐벗은 땅에서도 빠르게 자라는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단순한 몇 개의 수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나무의 나이도 30살 정도로 비슷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몇십 년 후 나무가 수확기 도달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헐벗은 산을 볼지도 모른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나이의 나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 즉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나무가 같이 자라야 한다. 큰나무 아래 작은 나무를 심어 두면 큰나무를 수확하고서도 계속 숲을 유지할 수 있으며 다음 세대의 숲을 조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세 번째는 우리들 마음에 나무를 심는 것이다. 삭막한 도시환경에 나무를 심듯이 우리들 마음에도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럼 나무를 얼마나 심어야 할까? 한 사람이 평생 소비하는 목재량은 55㎥이다. 나무본수로 환산하면 500본이 된다. 자 이제 모두 나무를 심으러 가자. 집 뜰에, 아파트 자투리 땅에, 아니면 베란다에 꽃나무 한 그루를….
이용걸 (영덕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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