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 김희동기자
오지
  • 김희동기자
  • 승인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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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서



손을 길게 뻗어도 닿지 않는 곳이 있다
그곳이 내 몸이거나 갈 수 없는 불모지 사막이거나


사막의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한쪽에 쌓여
내 등에는 건조한 가려움이 지나가는 중이다
 

온몸 비틀어도 엉키지 않는 등짝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내 무게 중심은 등에 있어
구부린 등을 펴면 통증이 살아난다


손이 닿을 수 없어 가려움을 품고 있는 고통
가려울 때마다 누군가 내 등짝 한 대 후려쳤으면 좋겠다

 

한 번도 내 손으로 긁어보지 못한 곳
통점이 없는 등짝에 예약해 둔 손톱만 자란다



풀고 싶어도 묶여 있는 일들
손이 닿지 않아 무수한 모래바람만 쌓인다

 

나무 꼭대기에 달린 열매를 보는 것처럼손가락이 간지러운 날이 있다
오지에서 아무 말 없이 손을 부르는 것은

 

내 등이 가려운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작은 창문 하나 내고 싶은 것이다

 

 

 

 

 

 

 

 

 

 
박민서 시인
박민서 시인

 

<약력>

2019년 『시산맥』 등단

경기도 군포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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