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불법 드러나면 일벌백계해야
  • 손경호기자
잼버리 불법 드러나면 일벌백계해야
  • 손경호기자
  • 승인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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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투입된 국가 예산이 1천억 원이 넘었는데도, 국가적 망신만 톡톡히 얻은 대회로 기억에 남게 됐다. SOC를 포함한 사업비가 11조 원이라는 점에서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호남지역과 문재인 정부가 새만금 잼버리를 지역 SOC 예산 확보를 위한 도구로 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던 행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입수한 ‘제17회 세계잼버리 종합계획서’에 따르면, 1991년 강원도 고성 잼버리에 들어간 직간접 사업비가 188억 원이었다. 이는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차이를 고려하면 현재 기준 513억 원(통계청 화폐가치 계산기 사용)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고성 잼버리의 경우 SOC에 들어간 간접 사업비는 26억 2천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새만금 잼버리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새만금 국제공항을 비롯해 아직 건설 중인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내부동서도로·내부남북도로, 새만금 신항만 등 11조 원에 육박하는 SOC 예산이 투입됐다.

문제는 예산 사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이 전북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잼버리 관련 계약 현황’에 따르면, 어처구니없게도 잼버리 기반시설의 준공 시점이 개막식 이후로 설정된 것도 있었다.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도 입찰공고 때부터 준공시점이 ‘개막 이후’인 2024년 3월 27일이다. 센터는 결국 미완성인 채로 잼버리 개막을 8일 앞두고 ‘준공 전 사용 허가’만 받아 대회 기간 중 병원과 운용본부로 운영됐다.

특히 67억여 원의 ‘2차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는 애초 준공 일자가 폐막 4개월 후인 12월 17일로 설정됐다. 야영에 필수적인 전기 시설도 개막 전 준공이 아닌 개막 후 준공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처럼 준공 목표일이 늦어진 것은 전북도가 필수적 기본사업인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 등에 대한 입찰을 뒤늦게 착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전북 소재 기업만 참여 가능한 ‘지역 제한 경쟁’으로 ‘긴급 공고’, 토목공사 도급순위가 전국 964위(올해 7월 국토교통부 평가 기준)인 L사(전북 부안 소재)가 사업을 땄다고 한다.

기반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전 세계 각국 대원들은 입영 기간 물 부족을 겪어야 했고, 비가 오면 배수가 잘되지 않는 문제에 시달렸다.

‘기반시설 전기공사’도 대회 도중인 8월 5일이 준공 목표일이었다. 결국 7월 말 이어진 폭우에 야영장이 진흙탕으로 변한 것도 전기공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도 등에서는 부지조성 작업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늦어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부지조성 작업이 완료된 곳이 아닌 새롭게 부지조성을 해서 하겠다고 한 것은 전북도라는 점에서 적절한 해명이 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간부가 대표로 있는 한 업체가 23억여 원의 용역계약을 따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조달청에 확인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전북도당 간부가 대표로 있는 A업체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올해 6월 사이 잼버리 조직위가 발주한 용역 8건을 따냈다.

이러한 복마전 같은 새만금 잼버리 행사에 대해 감사원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다고 한다. 국회의원 일부도 올해 결산심사에서 잼버리를 구실로 이권 카르텔이 작용한 것인지를 집중 들여다볼 계획이다. 잼버리 사업의 추진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해 철저히 심사해 불법이 드러나면 일벌백계해야 한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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