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먹는샘물사업, 법률용어 해석 오류로 차질

추산 용천수 먹는샘물 제조·판매 목적으로 공급 사업 추진
환경부, 착공 앞두고 갑자기 해석 바꿔 “법에 저촉된다” 통보
감사원 “일관성 없는 법률해석으로 사업 차질 초래” 주의 조치

울릉군과 LG생활건강이 울릉도에 먹는샘물공장을 설립해 수년째 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울릉군 제공

울릉군과 LG생활건강이 설립해 추진된 울릉도 현지 먹는샘물 제조 공장 건설 추진이 환경부의 법률 용어해석 잘못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환경부는 18일 법률 용어에 대한 일관성 없는 해석으로 경북 울릉군 먹는샘물 제조·판매 사업에 차질을 초래했다는결과를 밝혔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환경부 장관에게 용어 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등 논란이 없도록 규제 정비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하고 “소극행정 개선 등 규제개혁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9년 10월 울릉군이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추산 용천수(원수)를 먹는샘물로 제조·판매할 목적으로 기존 도수관로에 별도 관을 분기해 공급할 수 있는지 질의하자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수도법상 수돗물을 용기에 넣거나 재처리해 판매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으나 정수된 물이 아닌 원수(자연상태의 물)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울릉군과 LG생활건강이 설립한 (주)울릉샘물은 그해 11월 울릉군에 공장설립 변경승인을 신청하고 이듬해 9월부터 먹는샘물 제조 공장 건설에 착공해 최근 완공단계에 있다.

하지만 착공에 앞선 8월 환경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환경부는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는데도 수도법상 수돗물 범위를 원수까지 확대 해석해 (주)울릉샘물의 사업이 법에 저촉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존 질의에 대한 회신과 상치되는 답변을 울릉군과 LG생활건강에 통보한 셈이다.

감사원은 이날 이와 같은 환경부의 일관성 없는 법률해석으로 애초 환경부 해석을 신뢰한 사업자가 2021년 11월 공장을 완공하고도 가동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환경부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로서의 수돗물은 정수에 한정되고 원수 등까지 확장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위반 시 행정형벌까지 가능한 조항 해석은 엄격해야 하지만 확장·유추 해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부 운영상 편의에 따라 수돗물 의미를 조항마다 다르게 해석하면 행정형벌 대상이 되는 행위를 예측할 수 없는 문제도 생긴다고 했다.

감사원은 환경부 장관에게 “앞으로 소관 법률에 대한 일관성 없는 법률질의회신으로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 조치를 했다.

또 현재 수도법상 다의적으로 해석 가능한 수돗물 정의를 명확하게 규정해, 행정형벌 적용 범위와 대상에 대한 논란이 없도록 하는 등 규제 정비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따라 울릉군은 2010년부터 울릉도 땅속에서 분출되는 용천수 상수원수와 발전원수 등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바다로 유출되는 추산 용천수 여유 수량 중 일부를 먹는샘물 제조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해 온 먹는샘물 공장 기동이 올해부터 가동될 것으로 판단된다.

허영국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