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온
멋모르고 부딪친다 딱딱한 씨앗이었는데
뱉어야 할 때 뱉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리며 혀 밑에 감춰 두었는데
누군가 다트 체리라고 말한다
이렇게 날아가는 거구나
짧고 통통한 화살이 되어 꽂히고
빼겠다면서 다시 비틀어 버리고
이윽고 타트 체리라고 믿는 것
과육은 생각 없이 넘기고 뱉지 못한 씨앗은 굴리며
시고 달콤해질 때까지 반복하는 것
온몸을 한 바퀴 휘돌고 붉은 눈자위를 가질 때까지
일어서는 화살이 되기를 멈추지 않는다
다트와 타트 사이는 가까운 오해이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어서 이미 날아간 화살이어서
별로 할 말이 없는 체리다
얼마나 딱딱거리는지 모르는 오해다
제대로 마주본 적이 없으면서
어딘가 닿아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떤 모양으로 싹을 틔울지 궁금한데
조금만 살까 통째로 사 버릴까
2019년 《시로여는세상》』 등단
시집 『양은 매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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