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 김희동기자
송곳
  • 김희동기자
  • 승인 2024.0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양동림



송곳을 갖고 있습니다

애착인형 같은 것입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만지작거릴 것입니다

꼬마시절 지나가는 개가 달려들까 무서워

주머니에 넣어둔 작은 돌멩이 같은겁니다

겁이 나도 주머니 속 돌멩이를 믿고

용감해지는 나였으니까요



송곳은 세상이 내게 박아댄 못이었습니다

가슴을 후벼 파던 못을 빼내서 갈고 갈았습니다

주머니에 넣어두니 내 허벅지만 찔러대지만

그래도 아프니까 안심이 되는

그런 송곳을 만들었습니다

혹여 하늘이 무너지면 구멍을 뚫을

송곳을 갖고 있습니다


 

 

양동림 시인
양동림 시인

 

 

2008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여시아문』, 『마주 오는 사람을 위해』

제주작가회의 회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