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동림
송곳을 갖고 있습니다
애착인형 같은 것입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만지작거릴 것입니다
꼬마시절 지나가는 개가 달려들까 무서워
주머니에 넣어둔 작은 돌멩이 같은겁니다
겁이 나도 주머니 속 돌멩이를 믿고
용감해지는 나였으니까요
송곳은 세상이 내게 박아댄 못이었습니다
가슴을 후벼 파던 못을 빼내서 갈고 갈았습니다
주머니에 넣어두니 내 허벅지만 찔러대지만
그래도 아프니까 안심이 되는
그런 송곳을 만들었습니다
혹여 하늘이 무너지면 구멍을 뚫을
송곳을 갖고 있습니다
2008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여시아문』, 『마주 오는 사람을 위해』
제주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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