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워크
  • 김희동기자
문워크
  • 김희동기자
  • 승인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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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우





종일 복권처럼 긁어대던 방바닥을 밀고 일어나

전단 가득 문 신문을 들고 나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밥을 먹어도 자주 배가 고프게 된 것이



빵과 함께 토마토 주스를 한 잔 더 주문하고

구글 검색이 알바몬에서 릴스로 흐를 때



문워크를 추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사람?



검어졌다 희어졌다 이어지는 횡단보도를

늘렸다 당겼다 늘렸다 당겼다 흘러가는 남자

놀라 휘둥그레진 신호등



꿈틀꿈틀 바닥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

어쩐지 어딘가 나와 닮은

문워크를 배워볼까요



하나 둘 하나 둘, 놓았다 당기고 놓았다 당기고

어디든 미끄러져 보는 겁니다

달 위를 걸어가 보는 겁니다



토마토 주스 잔에 저녁이 차오르기 전으로

목이 마르기 전으로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으로



달의 둘레를 다 걸어도

내가 모르는 나를 만날 뿐이죠



앞으로 가도 뒤로 가는

뒤로 가도 앞으로 가는



오기로 한 친구가 아직 오지 않네요

그 애도 지금 문워크를 추며 오는 중일까요

 

 

 

 

 

 

 

 

 

 

 

 

 






 

이은우 시인
이은우 시인

 

 

2023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문학의 집 《다락헌》 상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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