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기밀 문건(文件)은 과연 유출됐나, 안됐나. 포스코 점거사태를 겪고나자 기밀 문건의 안위(安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유출 가능성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에 피해 당사자인 포스코는 이를 부인하면서도 속앓이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점거사태의 후폭풍은 거세질 것만 같다.
포스코의 말대로라면 다행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하니 문제다. 마음놓고 뒤져 낸 비밀 문건이 눈앞에 펼쳐 있는 데 곱게 제자리에 갖다놨을 `천사표’가 있었을까. 설령 그렇다 해도 그 내용의 안전까지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첨단과학기기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마음만 먹으면 휴대전화만으로도 못할 일이 없을 정도다. 또한 사무실마다 컴퓨터, 팩시밀리같은 기기들이 널려있지 않은가. 기밀 문건의 외부유출 가능성을 가장 확실히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더구나 비상식량에 사제 화공(火攻)무기까지 갖출만큼 치밀하게 준비한 노조였다.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걸게 하는 것은 “기밀 문서는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포스코 측 언명이다.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포스코는 이 한마디 말고는 더 보태 밝힌 말이 없다. 하기야 드러내놓고 밝힐 처지도 아니니 이해못할 일도 아니긴 하다.
관심을 모으는 포스코의 비밀 문건은 설비투자, 생산 판매, 인사·노무 전략에 관한 내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인도 오리사주에 착공한 일관제철소, 철강기술 100년사를 다시 쓰게한 파이넥스 공법, 세계 정상권 철강사들의 M&A(기업 인수·합병) 관련 서류는 초특급 비밀을 담고 있을 것임은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노조원들이 복수노조 설립관련 문건을 한번 훑어보고 말았을까.
경찰은 물샐 틈 없게 수사해야 한다. 포스코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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