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해외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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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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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잠꾸러기로 유명한 데카르트가 무보수 장교 복무를 자원한 일이 있었다.단지 이곳저곳 많이 여행하고 싶다는 욕심때문이었다. 지식욕이 누구보다 왕성했던 그였으니 넓은 세상을 책 삼고 싶었던 것 같다. 여행 중  전셋배 사공들이 돈을 뺏고 그를 수장시켜 버리자고 쑤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칼을 뽑아들고 그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외국어 실력 덕분이었다.
 데카르트가 시쳇말로 `실전(實戰)여행’에 강했다면 루소는 `독서여행’을 권면한 사람이었다. 그의 `에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세상에서는 여행에 의하여 배우는 것이 독서에 의한 것보다 못한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그들이 생각하는 기술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할 경우에는 저자에 의하여 그 정신이 이끌림을 당하지만, 여행에 있어서는 자기 스스로 볼 힘이 없기 때문이다.
 중남미 연수  실전 여행 길에 올랐던 경북도의원 일행이 결국 중도에 되돌아오고 말았다. 도의회 이용석 부의장이 기내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진 때문. 도의회로서는 참으로 황당한 일을 겪게 됐으니 난감하게 생겼다. 경북도의원들은 우리보다도 쓰레기 처리 능력이 뒤지는 나라를 견학지로 고르기까지 했다. 임기 중에 내돈 안들이고 해마다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왜 내버리느냐는 생각에만 골몰했던 탓이었을 게다. 얼마나 중남미를 구경하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싶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때’가 안좋았다.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판국이고 보면  들끓는 여론을 존중했어야 했다. 이제 불상사로 끝을 맺은 해외연수 뒷마무리는 어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의장단이 사퇴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말도 한번 쯤 읽어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오늘이라도 출발할 수 있지만 남과 함께 떠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소로/월든>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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