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에 먼저 녹아버린 남한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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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에 먼저 녹아버린 남한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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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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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정책의 파탄 원인-
 
   이 춘 근/政博/자유기업원 부원장
 
 햇볕정책이 심각한 비판을 받고 있다. 1998년 4월부터 8년 이상 시행된 햇볕정책은 기대 만큼 북한 행동을 변화시키지도 못했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 오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포동을 포함, 7발의 미사일을 발사 한 이후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은 악화 일로에 있다. 유엔 안보리는 7월 16일 한국 전쟁이후 가장 심각한 대북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끊임없이 북한을 달랜 결과가 미사일로 되돌아 온 꼴이다.
 북한은 작년 2월 10일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선언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햇볕을 계속 쬐어 주었다. 지난 7월 5일 북한은 일본, 미국을 표적으로 삼는 미사일도 있다는 시위를 했다. 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에 회담차 방문한 북한 대표는 `선군정치’가 한국도 지켜주고 있으니 고마워하라는 투의 말을 했다. 쌀을 줄 수 없다는 한국에 북한은 앞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 후 이산가족 상봉 계획이 파기 되었다.
 1998년 이래 줄기차게 햇볕정책을 밀고 나간 한국 정부는 이제 햇볕정책의 성과가 무엇인가 반문하고, 새로운 정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햇볕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고 대북정책 재고를 요청하고 있으며, 일반 국민 역시 대북 정책이 실패 했으니 새로운 대북 정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언급하며 “미국이 가장 많이 실패 했다”고 말하는 가운데 한국의 대북 정책도 (조금은) 실패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실패한 정책은 고치는 것이 당연하다. 무려 8년 이상 줄기차게 진행 되었지만, 북한 변화를 초래하지도 못했고, 평화도 가져 오지 못한 정책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 한국정부는 대북 햇볕 정책 이외의 대안은 없다며 고집을 부리지만 여론 조사에 의하면(문화일보 7월 27일) 한국 국민의 72.6 %는 안보 외교 담당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햇볕정책이 나왔을 무렵부터 햇볕정책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한국 정부는 북한을 우화 속의 행인 정도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북한은 정교한 전략적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 결과 북한은 햇볕정책을 이용, 한국을 더 어려운 처지로 몰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둘째, 햇볕정책이 제시한 남북한 관계에 관한 낙관적인 가설들은 국제정치학적 이론 근거가 빈약하거나 혹은 틀리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바람과 태양이 내기를 걸었다. 바람은 강풍을 세게 불어서 행인의 옷을 벗기려 했고 태양은 빛을 내려 쪼임으로 행인의 옷을 벗기려 했다. 이야기속의 행인은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가 또 갑자기 햇볕이 내리 쪼이는 이유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상정되었다. 햇볕정책 최대의 문제는 북한을 이솝우화의 행인으로 가정한 데 있다. 손자병법은 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가르쳐 준다. 솔직히 한국 정부 보다 북한 정부가 전략 전술에 훨씬 더 능란한 편이다. 햇볕정책이 국제정치 영역에는 적용되기 곤란한 천진난만한 이야기다.
 북한을 설득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북한은 햇볕정책이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북한은 햇볕정책에서 오는 경제적 이득은 취하는 동시에 체제 이완을 막기 위해 강성대국 및 선군정치라는 정책목표와 방법을 고안 해 냈다. 강성대국과 선군정치는 햇볕정책에 대한 북한판 대응 전략이다. 북한 사회는 더욱 완고한 군사 체제로 변하고 말았다. 햇볕정책 시행과 더불어 북한은 모든 것에 군이 우선하는 선군주의가 된 것이다.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북한 군부 입김 때문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북한 자체가 군사 국가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얘기다. 강성대국, 선군정치의 결과 북한은 완벽한 병영국가가 되었다. 북한정권이 대한민국이 의도하는 대로 호락호락 변할 상대는 아니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 후 그것이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15개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대북 비난결의안이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통과 되었다. 한반도 안보는 남북한 양자관계에 한정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이 관여되는 일이다. 이미 북한은 햇볕에 녹을 체제가 아님이 증명 되었다.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북한 행동을 무조건 두둔한 결과, 북한으로 하여금 한국을 외교 대상으로조차 생각하지 않게 만든 햇볕정책은 그 폐기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www.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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