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이후 사격 첫 金
부담 떨치고 세계 정상 노크
진종오(29·KT)가 기어이 해냈다.
2004년전 아테네올림픽 50m 권총 은메달과 이번 베이징올림픽 10m 권총 은메달 등 두번이나 정상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던 그가 12일 베이징사격관에서 열린 50m 남자 권총에서 금메달을 땄다.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때 여갑순(여자 공기소총)과 이은철(남자 소구경소총 복사) 금메달 이후 16년간 `금 맛’을 보지 못한 한국 사격에 단비를 내린 천금같은 금메달이었다.
4년전 아테네올림픽은 국내 1인자에 머물던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기량에 안정감을 더하며 2006년 광저우월드컵에서 10m와 50m 2관왕을 차지, 한때 두 종목에서 국제사격연맹(ISSF) 랭킹 1위에 자리하기도 했다. 이어 작년 연말 아시아선수권대회 50m 권총에서 준우승하는 등 베이징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이 `네가 한국 사격의 금메달 갈증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스런 주문으로 돌아와 어깨를 짓눌렀다. 그 때문인지 4월 프레올림픽에서 입상에 실패한데 이어 6월 두차례 국내대회에서 본선 559점과 561점으로 부진을 보이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떨치려고 쉴 때면 낚시를 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다만 겁없이 치고 올라오는 후배 의 존재를 자극삼아 나태해지지 않으려 애썼다.
과거 단체전에서 팀을 이뤘던 선배였다가 지금은 스승이 된 김선일 권총 코치는 베이징에 도착한 뒤 “기술은 더 할 것이 없다”며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갈릴 것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결국 진종오는 해냈다.
전날까지 이호림, 이대명, 김찬미, 이보나 등 메달권이 기대됐던 후배들이 줄줄이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겪으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담은 더 컸지만 그는 슬기롭게 이겨내며 마침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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