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냄새라고 모두 향기롭지만은 않다. 꽃에 따라서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꽃도 있다. 사람에게도 향기의 차이가 있다. 겉치레만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는 향기의 차이다. 한마디로 인격의 차이다. 이 인격이란 것을 R.W.에머슨은 “그 사람의 속에 갖추어진 마음의 양자(樣姿)”라고 했다. 그는 인격과 명성에 똑같은 잣대를 대지 않았다. “명성은 단순히 그의 인상을 타인이 멋대로 평판하는 외부적인 소리”라고 했다. 또한 “인격이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쌓아올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 “돈만 많다고 다냐”라든가 “얼굴만 예쁘면 여자냐”는 말과 비슷한 논법이다.
인격에 양심까지 얹으면 더욱 훌륭한 사람으로 대접받을 수 있겠다. 서양의 누군가가 “양심-그것은 누군가 남이 보고있다고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다. 양심, 그것은 남들이 모두 즐기고 있을 때 혼자 괴로와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일이 있다. `양심거울”이란 게 있다. 쓰레기터가 아닌데도 마구 버려 눈깜짝할 사이에 쓰레기터를 만들어 버리는 곳에 세우는 거울이다. 이 거울을 세웠더니 쓰레기가 사라져 버리더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포항시가 `선진일류도시 포항건설운동’을 벌이고 있다. 당장은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이 목표인 것같다. 쓰레기 마구 버리지 않기, 교통질서 지키기, 공중 화장실 깨끗이 쓰기…. 지켜야 할 기초질서는 많고도 많다. 개똥 치울 비닐주머니 갖고 산책하기, 남의집 대문에 강력 접착제로 광고지 안붙이기, 내어놓은 쓰레기 봉지 뒤지고 흩어놓은 채 가지 않기….
선진화는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친 우리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그런데도 좀처럼 선진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누가 발목을 잡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졸부(猝富)의 인격이 대접받지 못하는 이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무역대국일지는 몰라도 선진국민의 자질을 아직 갖추지 못한 탓일 게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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