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를 흘리며 싸우라는 거군요.”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민노총,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생민주국민회의로부터 붉은 장미를 선물 받고 한 말이다. 시민단체는 `해머’를 동원해 국회 회의실을 때려 부순 민주당의 극렬 투쟁을 `칭찬’한 것이고 민주당은 이에 `피를 흘리며’ 싸우겠다고 화답한 격이다.
붉은 장미를 선물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의원직을 걸고 싸워주십시오.”라고 극한 투쟁을 요구했고,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가시가 있는 장미네요.”라고 화답하자 화기애애한 웃음꽃을 피웠다는 보도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견결하게 싸워달라는 뜻이기에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마침내 극렬 진보좌파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다. `붉은 장미’는 프랑스 사회당 상징이고 우리나라 민노당이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붉은 장미를 선물받은 민주당 고위당직자는 “(외교통상위) `해머’ 한 방으로 내부 결속은 확실히 이뤄졌고, 당내 무기력감도 줄어들었다”고 자평했다, 공사판 해머로 국회 회의실 문을 깨부순 폭력행위로 당이 단합했다는 자찬이다. 자기들 집권 시 체결한 FTA 상정을 폭력 대응한 자가당착도 붉은 장미로 호도하겠다는 것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붉은 장미를 선물한 민생민주국민회의는 `민생’을 내건 직업적 정치투쟁단체다. 참여연대는 노무현 정권시절 전현직 임원 531명 가운데 150여명이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 등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참여정부 실패의 책임을 공유해야 할 처지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반미, 반자본주의가 그들의 색깔이다.
진보연대는 광우병 촛불집회를 선동한 단체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오종렬 공동대표와 주제준 사무처장이 구속됐다. 진보연대는 또 탈북자단체들이 북한 김정일 체제를 폭로하는 삐라 살포 현장을 급습한 친북성향이다. 전교조 민노총 등의 색깔과 정체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민주당 방문에 이어 민노당과 한국창조당을 방문해 역시 붉은 장미를 선물했다. 반정부 투쟁을 위해서는 전국구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문국현 창조당 대표도 `우군’이라는 전형적 좌파 전략이다. 그런데 `중도’를 표방한 민주당이 이들로부터 `붉은 장미’를 받고 고무돼 희희 낙락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면 경제위기를 붉은 장미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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