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값 안정없이는 축산업 붕괴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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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안정없이는 축산업 붕괴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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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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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상륙한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맞서는 축산 농가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던 일이기는 하나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웬만한 난관엔 내성이 생긴 농가들이지만 대항력 부족이 감지된다. 그 생생한 일례가 엊그제 한국낙농육우협회 경북도지회 회원들의 기자회견이다. 이들은 젖소 수송아지값이 3만 원인데도 사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40만~50만 원을 받았는데 이젠 강아지값에도 못 미친다는 하소연이다. 젖소  뿐만 아니다. 경북도 내 한우값도 낙폭이 30% 넘는다.
 한우건, 육우건 국내산 소값이 이처럼 폭락하는 공통 원인의 하나가 사료값 폭등이다. 사료값은 2007년 9월 이후 이미 6번이나 올랐다. 그런데도 새해 1월 또 한 차례 인상이 예고돼있다. 1년 반도 안 되는 사이에 모두 7차례나 오른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상승폭도 100%를 웃돈다. 현재 한우용 사료 25㎏ 한 포대값이 1만2000원이다. 볏짚 값은 660㎡ (2백 평)에 4만 원이다. 소값은 뚝 떨어지고 사료값은 치솟으니 이런 어깃장이 없다.
 소를 키워 남는 것은 고사하고 키울수록 손해인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정부 대책을 믿는 농가도 없는 것 같다. 미국과 벌인 쇠고기 협상을 섣불리 마무리지은 탓에 갓 출범한 정권의 기반조차 다지지 못한 채 다 죽어가던 좌파세력이 되살아날 기회만 제공한 정부다. 그런 정부의 농정대책을 누가 믿으려 들 것인가.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쇠고기 이력추적제조차도 그 효과를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일 지경이다.
 당장 필요한 것은 사료값 안정이다.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에 사료값이 6~7차례씩이나  치솟는 마당에 채산이 맞는다면 기적이다. 농민들은 2년 전 가격을 희망하고 있다. 1년 전 값만큼 만이라도 회복돼도 숨통이 트일 일이다. 현재 불황은 산업계 전반에 걸친 현상이다. 1차 산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우리나라만 겪는 일도 아니다. 축산업이 겪고 있는 고통은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의 공세에 대한 축산농가의 대항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일단은 축산업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 축산농가의 희망대로 사료안정기금이나 축산발전기금을 풀어 사료값의 안정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펼쳐야 하리라고 본다. 축산농가들 또한 자구책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내산 쇠고기값의 최대 약점인 유통단계 축소 없는 경쟁력 확보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품질고급화 노력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와 축산농가의 손뼉이 마주치는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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