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의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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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의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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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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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쓰레기 발생량  세계 1위란 불명예를 감수해야만 했던 때가 1988년이었다. 20년전 한 사람이 하루에 내버리는 쓰레기가 2.2㎏나 됐던 까닭이다. 그러던 것이 1991년부터 쓰레기 발생량은 줄어들기 시작해 1993년엔 1.7㎏까지 내려갔다. 쓰레기 재활용률 또한 3%에서 7%대로 늘어났다.
 우리나라 쓰레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탄재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고 한 시인도 있으니 연탄재는 서민 생활의 잣대로 자리매김을 한 셈이기도 하다. 요즘 불황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연탄재 쓰레기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 매립지만 하더라도 연탄재는 2006년 9600t이던 것이 지난해엔 2만t까지 올라갔다. 3년 사이에 갑절 넘게 늘어났으니 증가세가 무척이나 가파르다 싶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워진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런 반증은 다른 생활용품 쓰레기 또한 부쩍 줄었다는 데서도 나타난다. 멀쩡한 옷가지, 신발이나 화장품 따위가  거의 눈에 띄지않는달 만큼 버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아파트촌에서  쓸만한 물건을  주워다 요긴하게 쓰며 생활비를 줄이던 서민들에겐 짐이 늘어난 셈이기도 하다. 가축에게 먹일 음식쓰레기를 슬쩍해가 사료비를 아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한때 “침대는 과학”이란  광고를 시도때도 없이 들어야 했던 일도 있지만 “절약은 과학”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세네카였다.필요치 않은 지출을 아낄 수 있기에 한 말이다. 또한 “절약만큼 확실한 이익의 샘은 없다”고 한 사람도 있고, “검약한 돈은 번 돈”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 아끼며 검소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지지리 궁상 떤다”고 콧대를 세우던  낭비족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경북의 지자체들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참에 절약의 미덕을 배워 흥청망청 낭비하던 혈세를 없애준다면 불황기가 조금은 덜 괴로울지도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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