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이 풀릴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북도내 피해가 날로 확산되고만 있다. 주민들은 식수난에, 공단은 용수난에 시달리고 있고 경북도내 4개 대형댐은 저수율이 곤두박질치기에 바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도내 곳곳에서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는 산불은 발생건수가 급상승하는가 하면 도심에서도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한마디로 `가뭄 피해의 종합판’이라 해야 할 지경이다.
영덕, 안동, 영천, 영양을 비롯한 경북도내 20개 시·군의 181곳 1만3356세대가 제한급수에 의존하고 있다. 무려 4만에 육박하는 도민들이 급수차량만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것은 2~3월 사이에 50㎜가 넘는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엔 소규모 수도시설 2~2.5%가 수원이 완전히 말라버린다는 것이다.
산은 산대로 산불이 잦아 비상상태다. 도민들이 물불의 협공을 받는 형국이다. 올 들어 일어난 산불은 모두 22건이다. 그 피해 면적이 12.7㏊다. 지난해 1월 일어난 산불 2건(0.5㏊)보다 11 갑절이나 된다. 지난달 6건으로 가장 많이 산불이 일어난 울진군은 위기 경보를 3단계인 `경계’까지 올리고 방화자와 실화자 신고에 포상금 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가뭄이 더 계속될 경우 경북북부 산간지역은 산불걱정에 잠을 못 이룰 정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나들이 철이 되면 사소한 부주의로 불날 일이 더욱 늘어나게 마련인 탓이다.
사태는 날로 심각해지고만 있다. 어느 해라고 물을 펑펑 쏟아버리며 살아본 기억은 없지만 물 아껴쓰기, 불조심이 몸에 배지 않고는 극복할 수 없는 위기가 하루하루 바짝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경북지역 강우량은 847㎜ 뿐이다. 평년 1275㎜의 6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진 대형 댐도 있다. 불과 얼마전 30%대였던 때가 그리울 지경이다.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유엔의 분류가 허튼 소리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수원개발과 물 아껴쓰기 뿐이다. 이나마도 하지 않는다면 당장 마실 물조차 떨어진 물독을 바라보고만 있어야할 신세가 되고 말 것 아닌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뭄을 겪지 않고 해를 넘긴 때가 한번이라도 있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대책을 서둘러온 지난날이 아니었던가 싶다. 가뭄피해 지역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단기 대책도 물론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지금이야말로 앞날을 길게 내다보는 장기 대책에 골몰해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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