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흐르는 개울물의 한 점 거품이라 했다. 홀연히 생겨났다가 어느 한 순간 툭 터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포말 한 점과 인간의 목숨아 하등 다를 바 없다는 것. 인생은 또 뜬구름(浮雲)같다고도 한다. 티끌 한점 없던 푸른 하늘 어느 부분에서 한 조각 흰구름은 어찌하여 피어나는가 싶어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담배연기처럼 스르르 형체 없이 흩어져버리는 저 유형과 무형의 기이한 반복.
병자들이 무한히 의지하고픈 의술이라지만 영생불사는커녕 불로장생에의 한 치 욕망도 채워주지 못하는 게 현대의학이다. 우리는 생명체가 노화 과정을 거쳐 종국에는 죽는 게 거역할 수 없는 섭리인 줄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신의 섭리에도 예외가 있는가. 놀랍게도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체가 이 지구에 존재한다는 보도가 눈길을 끈다.
영국의 데일리텔리그래프는 죽지 않고 영원히 젊게 살 수 있는 생물체가 바다에서 점점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해파리의 일종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Turritopsis Nutricula)가 성적(性的)으로 성숙한 단계에 도달한 후에 다시 폴립(polyp ·강장동물의 기본 체형)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할 수 있다는 거다. 잡아먹히거나 병들어 죽지 않는 한 이론적으로 영생불사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체라고 한다. 약 4~5밀리미터 크기의 이 생명체에 대해 과학자들이 보다 깊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인간 영원불사의 열쇠가 될 수 있지도 않을까 기대되지만, 그보다는 한 과학자의 말처럼 이 해파리가 지구의 주인자리를 향해 소리 없는 침공을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어서 소름 끼친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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