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가 파문 `솔솔’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려면 “야스쿠니 참배중지 의사를 자진해서 밝히라”는 헨리 하이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서한이 일본 정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여당은 하이드 위원장의 서한을 일단 “현재로서는 한사람의 의견”이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이다.
　외무성 간부도 부시 행정부는 야스쿠니문제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인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에서도 하이드 위원장의 서한이 “당장 미·일동맹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그러나 하이드 위원장의 서한이 9월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야스쿠니와 대(對)아시아 외교의 쟁점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당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이드 위원장은 지난 4월 말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6월말로 예정된 고이즈미(小泉)총리의 방미시 의회 연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그가 자진해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하이드 위원장의 의견이 미국 전체의 여론은 아니다”라면서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사이가 좋기 때문에 감사 할지언정 싫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고이즈미 총리 자신도 국회답변에서 “미국 정부는 내 야스쿠니 참배의 뜻을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외교정책에 밝은 자민당 의원은 “해스터트 하원의장이 총리의 연설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총리의 방미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의회연설을 미국측에 타진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반면 고이즈미 정권에 비판적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은 하이드 위원장의 서한에 대해 “미국과만 잘하면 된다는 고이즈미식 외교가 정작 미국에서 업어치기를 당하는 때가 왔다는 느낌”이라면서 “외교적 추태”라고 비판했다.
　다른 자민당 의원은 “외국이 뭐라고 한대서 태도를 바꾸는 건 좋지 않다는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하이드 서한을 계기로 야스쿠니문제가 총재선거에 깊이 얽혀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