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일본인 관광객 유치 실적이 널뛰고 있다. 포항시가 엊그제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13일 현재 2634명이다. 기점은 박승호 시장이 일본인 관광객 1만명 유치 목표를 밝힌 1월 14일이다. 이날부터 여섯달 동안 다녀간 일본인 숫자를 밝힌 것인데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마치 고무줄 늘이듯 하는 해수욕장 방문객 숫자를 다시 보는 것만 같다. 유치 실적 속엔 뻥튀기가 곳곳에서 발견되어서다.
`일본인 관광객 1만명 유치 6개월 점검’이란 제목을 붙인 보도자료부터가 문제다. 목표로 잡은 6개월이 되려면 8월말이어야 한다. 포항시는 1만명 유치 목표 시작일을 3월 1일로 잡았기 때문이다. 목표 기간은 새해 2월에 끝나게 돼있다. 게다가 5~6월 두 달 사이에 2000여명이 다녀갔다지만 포스코를 비롯한 업무 협의 방문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낱낱이 까뒤집을 것도 없다. 이런 사실 몇 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본 큐슈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떠나는 박승호 시장에게 보고하려고 시간을 앞당겨 맞추는 것 같기만 하다.
일본인 관광객 유치실적 부풀리기는 그렇다 치자. 더 큰 문제점은 포항을 찾아온 일본인의 58%가 하루치기 손님이라는 사실이다. 관광객이건, 방문객이건 굳이 가릴 필요조차 없다. 이들은 경주에서 잠을 잔다. 포항에서 보내는 일정은 호미곶 해맞이, 구룡포 일본인 가옥을 둘러보기다. 죽도시장과 중앙시장 실개천을 방문하기도 한다. 포항의 허술한 숙박 인프라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루건, 이틀이건 묵어가는 손님이 없다는 것은 `관광지 포항’이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 일 수밖에 없다. 포항에서 묵은 시간이 추억으로 남고, 뒷날에도 다시 찾아오게 만들어야 관광의 목적이 성취되는 것 아닌가. 관광지를 포항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천혜의 여건을 두루 갖춘 경북동해안 일대를 묶은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관광지 어딜 가거나 똑같은 기념품도 이제는 특성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관광지의 겉치레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는 시민과 상인의 의식 수준 향상이다. 친절과 질서와 청결의식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다. 장마철이 지나면 바로 해수욕 철이 본궤도에 들어선다. 한 철 장사라는 핑계로 바가지 상혼을 합리화 시키려드는 추태는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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