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가 숙 푹푹 찌는 더위여름이 신이 났다. 나무도 꽃도 곡식도무더위에 꼼짝 못한다. 콕! 콕!낙엽이 더위를 위협하며가을을 데리고 왔다.
서가숙 밥 대신 커피 한 잔간식 대신 커피 한 잔후식 대신 커피 한 잔 수다 버무릴때도커피 한 잔반갑다고 커피 한 잔헤어짐이 아쉽다고커피 한 잔 커피는 외로움이다.
서가숙 어느것이 어울리는지 봐 줘뒤로 매고앞으로 매고한바퀴 돌리고 이것 저것거울 앞에서번갈아 맞춰보더니어울리는게 하나도 없다 사람만 바꾸면 다 어울리는데
권오삼 해는 활활매미는 맴맴참새는 짹짹까치는 깍깍나뭇잎은 팔랑팔랑개미는 뻘뻘꿀벌은 붕붕모두모두 바쁜데구름만 느릿느릿
윤보영 항아리처럼 생긴 내 안에 산이 있고 들이 있고 바다가 있고. 이들을 다 담고도 남는 그대 그리움이 있고.
김용택 오직 한 가지당신 생각으로나는 날이 새고날이 저뭅니다. 새는 날을 못막고지는 해를 못 잡듯이당신에게로 무작정달려만 가는이내 마음 어쩌지요 어쩐다지요나도 말리지 못합니다.
김상훈 가진 것 다 버렸는데버릴 것 자꾸 생기네 채울 것 다 비웠는데비울 것 자꾸 고이네 버리고 비우는 일이요순보다 어렵던가.
김시종 노인이 지팡이를다듬고 있다. 굽은 나무라고 나무라며지팡이를 사포로 문지른다. 내가 보기엔노인과 지팡이가닮은 꼴인데 노인은 지팡이가 굽었다고지팡이만 호대게나무라신다.
정갑숙 작은풀꽃들당당하게 주먹을 쥐고 있다 몸집은 작지만향기는 부끄럽지 않다고. 비록 한 계절을 살지만벌 나비 바람에게 줄향기는 넉넉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