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차라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 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 때 로 襤樓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김상훈 너를 두고 너라고 밀치고나를 두고 나라고 더사리면 너와난 언제고 둘일뿐하나되긴 영영 먼길 萬象은 不二의 渾融임을미쳐 못깬 어리석음.
김상훈 함성이 따로더냐이게 곧 함성이지 얼었던 하늘 땅이풀리기도 이른 터에 다투어 봄을 환호한만개백화 그것이지.
김상훈 바람만 손님처럼 말없이 왔다 가고박꽃은 지붕에 올라 낮달을 견주는데뜰 앞에 고운 봉숭아 몰래 섬을 짓는다.
김시종 숨어서 우는 달의흥건한 눈물이 밤비련가. 비 오는 밤엔, 그런 밤이면달 모습을 볼 수 없다. 흐느끼는 울음소리만 들릴 뿐눈물도 볼 수 없다.
김상훈 어릴땐 土담방에서빈대 벼룩과 함께 살고 늙어선 시멘트 방에서바퀴벌레와 함께 산다. 害蟲도 萬有의 하나이니同居共生 하라는 건가.
김상훈 차라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때 로 襤樓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김상훈 가진 것 다 버렸는데버릴 것 자꾸 생기네 채울 것 다 비웠는데비울 것 자꾸 고이네 버리고 비우는 일이요순(堯舜)보다 어렵던가.
김상훈 꽃 떨어진 자리에 꽃이 차지한 만큼의 무게가 실리고잎 떨어진 자리에잎이 차지한 만큼의 무게가 남는다.내 떠난 자리에어떤 의미가 남을까.무슨 의미가 맴돌까.
김시종 요즘 시인은, 봉숭아학당의 신동 맹구다 선생님, 저기요 제가 어제 봤는데요 꽃이 새를 먹었어요 히히… 참 웃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