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꽃 떨어진 자리에꽃이 차지한 만큼의 무게가 실리고잎 떨어진 자리에잎이 차지한 만큼의 무게가 남는다.내 떠난 자리에어떤 의미가 남을까.무슨 의미가 맴돌까.
김시종 비가 많이 와도,머위 밭은 젖지 않는다. 넓은 잎이 우산이 되어,단비를 거부한다. 머위 밭은 늘상 비가 내려도,가뭄면할 날이 없다.
김시종 부실한 죽정이도,용케 나무에 매달렸는데… 토실한 과일이 떨어져,마구 땅 위를 뒹굴다니! 안타깝구나. 열매에게도,인간처럼 숙명이 있다니.
김시종 예술인지? 외설인지?남근깎는 목각장! 목각이 외설이 되어,끝내 법정에 섰다. 유죄가 확정되자,남근같은 판결이라네.
김시종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끼리,결혼은 뭣 땀시롱 서두르며… 최저의 애국도 못하는 주제에,왜 결사적으로 집권하려 추태냐? 눈 먼 야욕 앞에 노출되어,개인도 나라도 피멍이 든다.
김시종 거울을 보면아직도 그 사내가거울 앞에 서 있다. 그 사내는 어디서 많이 본 듯 낯익은 얼굴이다. 그 사내는 남이 나이고바로 나다.
김시종 남이 지은 정자라고,폄하는 말 함부로 말게. 어느날 갑자기비를 만나정자에 들지어찌 아는가. 큰 비 만나정자에서 피하니정자지은 이의 선견지명놀랍기만 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