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살구꽃 피는 마을피는 꽃이 저리 곱다. 피는 꽃 그 너머로지는 꽃도 어여쁘다. 목숨도 오가는 날이저리 꽃길이고저.
김상훈 바다는 오늘로 종일 눌나울만 지우는데산은 달리다 멎어 의지로만 굳어 있다.진실로 고독한 자의 묵원(默願)이라 이르리까.
김시종 추운날엔따뜻한 차 한잔이 그립고따뜻한 말 한 마디가 그립고그립고 그립고… 그러나추운 날엔둘 곳 없는 마음 시리고별빛조차 시리다.
김시종 2000년전 33세던 예수는,요사이도 연세가 서른셋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가르침을현대인들도 준행하여, 퍼주기에 열심이고,에이즈도 두려워 않는다.
김시종 달랑 배추잎 한 장 물고도, 만족할 줄 알고… 정작 목을 잃고 나서도, 웃음을 머금는 여유. 느긋한 돈공의 낙천을, 새해엔 우리도 닮게 하소서.
김상훈 너를 두고 너라고 밀치고나를 두고 나라고 도사리면 너와난 언제고 둘일뿐하나되긴 영영 먼길 萬象은 不二의 渾融임을미쳐 못깬 어리석음.
김상훈 잘 익은 도자기는,명품을 자처하지 않는다. 도공의 결곡한 마음이,달 항아리 가슴에 깃들다. 속내 잘 아는 벗을 만난 듯,백자 앞에선 마음이 편해진다.
김상훈 차라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 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 때 로 襤褸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김상훈 喊聲이 따로더냐 이게 곧 함성이지 얼었던 하늘 땅이 풀리기도 이른 터에 다투어 봄을 歡呼한 滿開百花 그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