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김상훈 차라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 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 때로 襤褸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박대영 단내나는 여름날 시원한 수박을 쩍 가르다가 잠시 머뭇거린다 저가 나를 먹으려는 듯 바싹 다가앉는데 벌겋게 갈라져버린 나 저도 침흘리고 나도 침흘리고
혜 안 김상훈 東山에 올라보면西山을 알 수 없고 西山에 올라보면東山을 알 수 없다. 언제면 兩端을 꿰뚫어 볼慧眼 밝아 올건가.
남 남 김상훈 너를 두고 너라고 밀치면나를 두고 나라고 도사리면 너와난 언제고 둘일뿐하나되긴 영영 먼길 萬象은 不二의 渾融임을미쳐 못깬 어리석음.
東山에 올라오면西山을 알 수 없고 西山에 올라오면東山을 알 수 없다. 언제면 兩端을 꿰뚫어 볼慧眼 밝아 올건가.
禪 定 김상훈 가진 것 다 버렸는데버릴 것 자꾸 생기네 채울 것 다 비웠는데비울 것 자꾸 고이네 버리고 비우는 일이요순보다 어렵던가.
행화촌 김상훈 살구꽃 피는 마을피는 꽃이 저리 곱다. 피는 꽃 그 너머지는 꽃도 어여쁘다. 목숨도 오가는 날이저리 꽃길이고저.
때때로 김상훈 차라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 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 때로 襤褸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山 居·55 -달무리 -김상훈 달무리 뿌연 달밤에달무리보다 더 진한눈물 머금고 달을 본다. 달은 내 가슴을 닮고나는 달무리 거느린 달을 닮아그 달이 지도록 밤을 샌다.
정년 이후 -김시종 외로움의 불은소방서도 못끈다. 외로움을 잠재우느라전화통이 불난다. 초년병시절 병영에서고향편지 기다리듯, 노병(老兵)은 전화오기만학수고대한다.
山居·50 -不 心 -김상훈- 꽃 보고 고개 숙인다나무 보고 고개 숙인다바위 보고 고개 숙인다두꺼비 보고 고개 숙인다다람쥐 보고도 고개 숙인다 사람 보고는더 깊숙히 고개 숙인다.
때때로 -김상훈- 차리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 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 때 로 襤褸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바다는 오늘로 종일 물나울만 지우는데산은 달리다 멎어 의지로만 굳어 있다.진실로 고독한 자의 묵원(默願)이라 이르리까.
수박 -박대영- 단내나는 여름날시원한 수박을쩍 가르다가잠시 머뭇거린다 저가 나를 먹으려는 듯바싹 다가앉는데벌겋게갈라져버린 나 저도 침흘리고나도 침흘리고
엽신(葉信) -김상훈- 우수날 띄웠다는 엽신 한 장 받고 보니새록새록 그 사연이 꽃비 오듯 물들었다.생각은 나래를 접고 다시 젖는 그 목소리.